치킨 프랜차이즈 bhc치킨이 제품 가격을 올리기로 했다. 이달 말부터 대표 메뉴인 ‘해바라기 후라이드’ ‘뿌링클’ ‘맛초킹’ 등을 모두 마리당 2만원 이상으로 조정할 예정이다.
정부가 물가 안정을 위해 식품업계에 “가격 인상을 자제하라”고 권고하는 가운데 bhc는 “가맹점 수익성 개선을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1위 치킨 브랜드의 가격 인상으로 중소 브랜드들도 뒤따라 가격을 올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프라이드 치킨 2만원으로
bhc는 29일부터 전국 매장에서 치킨 메뉴를 비롯한 85개 제품의 권장 소비자가격을 지금보다 500~3000원 올린다고 27일 발표했다. 1만7000~1만8000원이던 치킨 메뉴는 2만~2만1000원으로 평균 12.4% 상향 조정된다.‘뿌링클’ ‘맛초킹’은 1만8000원에서 2만1000원으로 16.6% 오르고 ‘해바라기 후라이드’와 ‘골드킹’은 1만7000원에서 2만원으로 17.6% 인상된다. ‘바삭클’은 2000원(12.5%) 올려 1만8000원을 받기로 했다. 부분육 메뉴도 1000~3000원 비싸진다.
bhc가 제품 가격을 올린 것은 2021년 12월 이후 2년 만이다. 경쟁사인 BBQ는 작년 5월, 교촌치킨은 올해 4월 제품 가격을 올렸다. 여기에 bhc까지 가격 인상을 결정하면서 치킨 ‘빅3’의 가장 저렴한 메뉴인 프라이드 치킨값이 모두 2만원에 달하게 됐다.
원재료 가격 지속 상승
정부가 식품·외식업계에 물가 안정을 강하게 압박하는 와중에도 bhc는 끝내 수익성 개선을 택했다. 닭고기, 소스류 등의 원재료 가격과 가스요금, 전기요금, 임차료, 배달 대행 수수료 등 부대 비용이 동시에 증가해 어쩔 수 없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프랜차이즈 치킨 브랜드에서 주로 사용하는 9~10호닭(냉장 기준)의 올해 평균 가격은 ㎏당 4408원으로 작년(4113원)보다 7.1%, 2021년(3340원)보다 31.9% 상승했다.
밀, 치즈, 설탕 등 파우더와 소스의 주재료도 2년 전보다 가격이 올랐다. bhc 관계자는 “직전 가격 인상 시점인 2021년과 비교하면 밀은 95%, 치즈와 설탕이 각각 31%, 35% 오르는 등 부담이 가중됐다”며 “가맹점주들의 지속적인 수익 개선 요구에 가격을 조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bhc치킨은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본사의 비용 부담이 확대되자 가맹점에 대한 원부자재 공급가도 품목에 따라 평균 8.8% 올렸다.
외식물가 또 오르나
외식업계에선 bhc의 이번 가격 인상이 소비자 반발로 이어지지 않을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앞서 교촌치킨이 지난 2분기에 가격을 올린 뒤 소비자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2분기와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2.9%, 11.0% 줄어드는 등의 타격을 입었다.이번 치킨 가격 인상이 정부가 가까스로 억제 중인 외식물가를 자극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 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4.8% 오른 118.81을 기록했다. 10월(4.77%)보다 상승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