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총통 선거가 약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사진)이 중국과 대만 관계를 언급하며 “반드시 통일될 수밖에 없다”고 역설했다.
시 주석은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26일 열린 마오쩌둥 탄생 130주년 기념식에서 “대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 공산당이 총체적인 전략을 펼쳐야 한다”며 “‘하나의 중국’ 원칙과 ‘92년 공식(九二共識·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 합의)’을 견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조국의 완전한 통일을 실현하는 것은 대세, 대의이자 민심이다. 조국은 반드시 필연적으로 통일돼야 하며, 통일될 수밖에 없다”며 “양안 모든 분야에서 평화적 발전을 추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 누구도 어떤 방식으로든 대만을 중국으로부터 분리하는 것을 단호히 막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 주석이 대만 총통 선거를 고려해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음달 13일 치러지는 총통 선거를 앞두고 대만 집권당인 민주진보당의 라이칭더 후보는 ‘반(反)중’ 정책을 내세워 인기를 끌고 있다. 95차례에 걸쳐 이뤄진 여론조사에서 한 번도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친중’ 노선의 제1야당 국민당 후보인 허우유이는 라이칭더 지지율에 5~6%포인트 뒤처진 2위를 차지하고 있다. 각 정당이 미국과 중국을 대신해 싸우는 대리전 양상이다.
같은 날 중국 외교부는 미국 정부에 대해 공격적인 발언을 쏟아냈다. 미국의 국방수권법을 겨냥한 비판이었다. 미국 정부는 지난 22일 국방예산과 국방 정책을 담은 국방수권법을 발표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 법안은 중국 내정을 간섭하고 대만에 대한 군사적 지원을 선동하며 ‘하나의 중국’ 원칙을 위반했다”며 “미국이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미국 지도자의 약속을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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