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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에세이] 그냥 만들어지는 통계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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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에는 그냥이란 게 없어. 그 수로 무엇을 하겠다는 게 있어야 해.” 바둑을 소재로 직장생활의 애환을 담아 많은 사랑을 받은 드라마 ‘미생’의 한 대사다. 그 후로 ‘꿈을 펼치기 위해 준비하는 청년들’을 드라마 제목인 바둑 용어 ‘미생’에 빗대곤 한다. 인턴 생활을 시작하기 전의 인물 장그래처럼 직업이 없고 특별한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청년은 통계상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된다.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별다른 활동 없이 ‘쉬었음’이라고 응답한 청년은 41만 명에 이르고 있다.

‘쉬었다’고 답한 41만 명의 청년이 모두 같은 이유로 ‘그냥’ 쉰 것은 아닐 것이다. 누군가는 졸업 후 취업을 준비하는 과정을 쉬고 있다고 답했을 것이고, 누군가는 기존 직장을 떠나 이직을 준비하면서 잠시 휴식을 선택했을 것이다. 취업시장이라는 한 바둑판에 41만 개의 바둑알이 ‘그냥’ 놓인 것이 아니라 각자의 상황이 투영된 41만 개의 대국이 펼쳐져 있는 것이다.

정부는 각종 통계에 근거해 지난달 15일 ‘청년층 노동시장 유입 촉진 방안’을 발표했다. 쉬었다고 응답한 청년들을 구직 의욕 및 직장 경험에 따라 유형을 나누고, 재학-재직-구직 단계별 맞춤형 지원체계를 마련하는 내용이다. 통계로 노동시장의 변화와 원인을 분석하고 정책 수립까지 이어진 대표적 사례다.

마찬가지로 ‘그냥’ 만들어지는 통계는 없다. 바둑돌이 전략과 의도를 가지고 놓이는 것처럼 통계 역시 현실을 포착해 국민의 더 나은 삶을 위한 정책을 뒷받침하고자 작성된다. 통계청은 청년의 삶을 다각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돕고자 다양한 통계를 작성하고 데이터를 구축하고 있다.

최근 발표한 ‘인구주택총조사 결과로 분석한 청년세대의 변화’에서는 교육, 경제활동, 혼인 등 청년들의 삶과 관련된 변화를 20년에 걸쳐 분석해 청년 정책이 시대적 변화를 반영하고 공감대를 얻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한 청년세대의 일자리 특성, 거처 형태 등 다양한 데이터를 수록한 청년통계등록부는 청년의 삶 실태조사 등 청년 통계의 중요한 기초자료로서 청년 정책 수립을 돕고 있다.

하나의 통계를 위해서는 수많은 노력이 투입된다. 통계조사에 기꺼이 시간을 내 응답해주는 국민 여러분의 협조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통계청과 국가통계는 더 나은 우리의 삶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지난 11월 시작한 한경에세이가 어느덧 마지막 기고가 됐다. 이 지면을 빌려 올해 국가통계에 많은 도움을 준 국민 여러분께 통계청장으로서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통계 활동에 대한 국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드리며 미리 새해 인사를 전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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