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설날(2월10일)을 앞두고 백화점 업계가 수요를 선점하기 위해 선물세트 사전예약 채비에 돌입했다. 이달 29일 갤러리아백화점에 이어 ‘빅3’ 백화점인 롯데·신세계·현대가 다음달 2일부터 설 선물세트 사전예약을 받는다. 각 백화점은 최근 소비 침체 경향을 반영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돋보이는 선물세트와 고가의 프리미엄 선물세트를 함께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신세계·현대 백화점은 다음달 2일부터 21일까지 설 선물세트 사전 예약판매를 진행한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설보다 사전예약 품목 수를 10% 늘린 약 220여 개 품목을 정상가의 최대 50%까지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한다. 사전예약 판매 기간 중 가장 수요가 많은 축산과 청과 선물 세트를 프리미엄부터 실속 세트까지 다양하게 선보이기로 했다. 윤우욱 롯데백화점 푸드부문장은 “고물가가 지속되는 만큼 소비 양극화 트렌드가 심화할 전망이어서 프리미엄 상품부터 실속 상품까지 다양하게 준비했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같은 기간 260여 개 품목의 설 선물세트 사전예약 판매에 나선다. 20만원 이상의 프리미엄 상품을 지난 설보다 25% 확대, 60여 개 품목을 준비한 점이 특징이다. 사전예약 시 농산과 수산은 최대 20%, 축산은 5~10%, 건강·차는 최대 55%의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대표 상품인 ‘수협 특선굴비 만복’의 경우 20%, '신세계 암소 한우 만복'은 10%의 할인율을 적용한다.
현대백화점도 해당 기간 200여 종의 설 선물세트를 최대 30% 할인 판매한다. 현대백화점은 사전 예약 판매 물량을 지난해보다 20%가량 확대해 준비했다. 고물가 영향으로 합리적인 가격에 설 선물을 미리 구매하려는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또한 예약 판매 기간 온라인몰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선물 상품을 구매하는 고객에게는 다양한 추가 할인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갤러리아백화점은 빅3보다 한발 앞서 설 선물세트 예약판매를 시작한다. 이달 29일부터 다음달 22일까지다. 총 280여 개 품목을 최대 60% 할인 판매한다.
갤러리아도 최근 소비 동향을 반영해 고가의 프리미엄 선물 세트와 중저가의 가성비 선물세트를 동시에 강화했다. 고가 주류세트와 함께 합리적인 가격의 과일, 공산품 등 중저가 예약판매 세트 품목을 올해 설 당시보다 20% 이상 확대 구성했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고물가 장기화로 소비 심리가 위축돼 가성비를 중요시하는 소비 패턴이 증가하고 있다”라며 "높은 품질의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선보이는 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한편 백화점을 비롯한 유통가에서는 매년 명절 선물세트 매출에서 사전예약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일례로 갤러리아 설 선물세트 전체 판매액 중 사전예약 매출 비중은 2021년 11%, 2022년 15%, 올해는 17%로 꾸준히 상승했다. 롯데백화점에서 올해 추석 선물 사전 예약 판매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60% 증가했다.
대형마트 역시 같은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이마트에서도 설 선물세트 매출의 사전 예약 비중이 2021년 43%에서 2022년 45%, 지난해 46.4%로 꾸준히 올랐다. 이마트 관계자는 "내년 설에는 처음으로 (사전예약이) 50%를 넘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명절 선물세트 구매의 경우 한 번에 큰 지출이 이뤄지는 만큼 사전예약 프로모션을 통해 미리 저렴하게 구매하려는 트렌드가 확산된 것"이라고 풀이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