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가 연 3%대 후반까지 떨어졌다. 금융당국의 수신 경쟁 자제령 속에 은행의 주요 자금 조달원 중 하나인 은행채 금리가 하락하면서 예금을 통해 수신을 확대할 유인이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8일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5대 은행의 대표 정기예금 최고 금리는 우대금리를 포함해 연 3.85%로 집계됐다. 하나은행 ‘하나의 정기예금과 농협은행 ‘NH올원e예금’이 연 3.85%이고 국민은행 ‘KB스타 정기예금’, 신한은행 ‘쏠편한 정기예금’, 우리은행 ‘WON 플러스예금’의 금리는 연 3.75%에 그쳤다.
은행권은 작년 10월 말 이후 레고랜드 사태에 따른 자금시장 경색으로 은행채 발행이 막히자 연 5%대 고금리 예금으로 자금을 조달했다. 당시 유치한 예금 만기가 돌아오자 연 4%를 웃도는 예금금리를 내걸고 재가입을 유도했다. 지난달 5대 은행의 개인 정기예금 신규 가입액은 56조359억원으로 올 들어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금융당국은 이 같은 수신금리 경쟁이 은행권으로의 자금 쏠림을 부추겨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의 자금 조달난이 발생할 수 있다며 자제를 당부했다. 예금금리 인상에 따른 은행 조달비용 증가가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는 점도 고려한 조치였다. 당국은 대신 지난 10월부터 만기 물량의 125%로 제한한 은행채 발행 한도를 없애 채권시장에서의 안정적인 자금 조달을 지원했다.
은행 예금금리가 떨어지고 있지만 정기예금 가입 규모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미국 등 주요국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지면서 현재 금리를 고점으로 인식한 ‘막차’ 수요가 몰리고 있어서다. 이달 들어 지난 11일까지 5대 은행의 개인 예금 가입액은 19조9858억원으로 지난달 1~10일 가입액(20조6830억원)보다 3.4% 줄어드는 데 그쳤다.
이소현 기자 y2eon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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