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값 하락세가 지속되자 월가에서 저가 매수 타이밍이 왔다는 의견이 잇따르고 있다. 17일 뉴욕상품거래소에 따르면 내년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지난 15일 배럴당 71.43달러에 거래됐다.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13일 기자회견에서 내년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뒤 가격이 2.82% 올랐다. 이런 움직임은 최근 원유값 흐름과 대조적이다. 지난 9월 배럴당 90달러를 웃돌던 WTI는 두 달여 만에 20% 넘게 하락했다. 12일엔 배럴당 68.61달러까지 떨어지며 6월 27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런 유가 약세로 에너지주는 올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미국 최대 정유업체인 엑슨모빌 주가는 올 들어 4.62% 하락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월가에선 “내년 유가가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며 저가 매수를 권하는 의견이 잇따르고 있다. 금리 인하로 유동성 공급이 확대되면 원유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루이스 나벨리에 나벨리에앤드어소시에이츠 창업주는 최근 에너지주에 대해 ‘강력 매수’ 의견을 내면서 도리안LPG, PBF에너지, 코노코필립스, 엑슨모빌 등을 추천했다. 나벨리에는 “계절적 수요가 회복되면서 유가가 상승할 것”이라며 “러시아가 악천후로 원유 생산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씨티그룹은 “셰일가스 성장 잠재력이 동종 업계보다 높다”며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과 코노코필립스를 추천했다. JP모간도 “꾸준한 수요 증가로 내년에는 지금보다 석유 등 원자재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며 “유가는 배럴당 80~90달러 사이에서 움직이면서 3분기 정점을 찍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지효 기자 j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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