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대원들 앞에서 부사관에게 대들고 모욕을 준 20대 해병대 병사가 선고유예됐다.
의정부지법 남양주지원 형사1단독 최치봉 부장판사는 17일 상관 모욕 혐의로 기소된 A씨(21)에게 형의 선고를 유예한다고 밝혔다. 선고유예란 가벼운 범죄를 저질렀을 때 일정 기간 형 선고를 유예했다가 기간이 지나면 공소권이 사라져 기소되지 않은 것으로 간주하는 판결이다.
사병인 A씨는 지난해 12월14일 오후 4시경 근무지인 경기 김포 소재 해병대 부대에서 전투체육 시간 팔 굽혀 펴기와 윗몸 일으키기 측정을 실시하던 중 부사관 B씨(21)에게 폭언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A씨는 B씨에게 "왜 이렇게 유도리가 없습니까? 보는 사람도 없는데 했다고 치고 그냥 쉬면 안 됩니까?", "XX, 진짜 왜 그러는 겁니까. 짜증 나게 좀 하지 마십시오" 등의 발언과 욕설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같은 달 20일에도 중대원들과 풋살을 하던 중 B씨가 중대장의 지시가 있으니 제설작업을 해야 한다는 명령에 "아니 XX 우리한테 왜 그러는 겁니까. XX, X같네"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초범인 점, 범행을 인정하는 점, 피해자와 합의한 점, 주변인들이 탄원한 점, 군 복무 중 우발적으로 이뤄진 범행인 점을 참작해 선고를 유예한다"고 설명했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