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2월 15일 15:16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네이버의 자회사 스노우가 투자한 알체라가 유상증자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알체라는 영상인식 인공지능(AI) 기업으로 작년 10월에 이어 1년 만에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지난 9월 증권신고서 제출 이후 다섯 번 정정했으나 ‘파두 사태’ 이후 깐깐한 심사 기조로 금융당국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1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알체라는 금융당국의 제동에 내년 2월로 56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일정을 미뤘다. 2020년 기술특례상장제도를 통해 코스닥에 상장했다는 점이 이번 유상증자에 영향을 미쳤다.
알체라는 상장 당시 2021년 영업이익 24억원으로 흑자전환한 뒤 2022년 87억원, 2023년 173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으나 상장 후 한 번도 흑자를 내지 못했다. 스노우가 가진 지분가치는 작년 700억원에서 지난 15일 종가 기준 216억원으로 하락했다. 파두사태 이후 영업이익이 나지 않는 기업의 유상증자 지체되고 있다.
네이버의 자회사 스노우가 2016년에 처음 투자하면서 지분율 14%로 최대주주에 올라섰다. 스노우는 알체라 투자 당시 경영진과 올해 12월 20일까지 지분 공동 보유를 약속했다. 하지만 연장 가능성은 작을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시장 상황을 고려해 지분 매각 가능성도 나온다.
스노우는 당시 알체라의 영상인식 인공지능(AI) 기술을 보고 투자했다. 해외에 AI를 활용한 안면인식 기술 등을 수출하면서 성장성이 높게 평가받았으나 인건비와 연구개발비를 감당하지 못해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손실은 169억원으로 적자폭이 지난해 동기 대비 9% 늘어났다. 알체라는 누적된 적자로 두 번의 유상증자를 진행해 스노우의 지분율은 11%대로 줄어들었다.
이번 유상증자는 네이버의 컴퍼니빌더(회사육성) 역할을 하는 스노우의 이미지에 타격 줄 것으로 보인다. 스노우는 10~20대 미래 소비자를 잡기 위해 국내외 11개 스타트업에 투자를 집행했으나 수익화하는 데는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
1433억원을 투입한 리셀 플랫폼 크림은 지난해 860억원대 적자를 낸 뒤 수수료를 올려 적자를 메우고 있다. 이외에도 스노우가 투자한 팔라, 케이크, 해브잇 등 11개 기업 가운데 페이머스스튜디오를 제외하고 모두 적자를 내고 있다. 스노우의 당기순손실은 지난해 853억원으로 2021년 610억원에서 243억원 늘었다. 스노우는 2018년부터 네이버로부터 약 6470억원을 받아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