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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자 70만원 훌쩍 넘는데 없어서 못 사요"…부모들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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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사주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죠. 하지만 너무 비싸서 정품을 사주진 못했습니다."

최근 A씨(28)는 생후 6개월 된 아이를 위해 요즘 인기라는 유아용 의자 제품을 알아보다가 깜짝 놀랐다. '국민 아기의자'로 불린다는 스토케의 트립트랩 제품인데 생각보다 가격이 너무 비쌌기 때문. 그는 "매장보다 좀 더 저렴하다지만 인터넷상 가격이 72만원이었다"고 털어놨다.

고가 유아용품 인기가 치솟으며 이를 구입할 형편이 안 되는 부모들이 한숨을 내쉬고 있다. 시중 제품과 기능이 거의 동일한데도 비싼 '프리미엄 유아용 의자'에 수요가 몰리는 추세다.

자녀 세 명을 키우고 있는 B씨(31)는 "유모차처럼 가격에 따라 기능이 확실히 좋아지는 제품이 아닌 의자나 모빌이 왜 이렇게 비싼지 모르겠다"면서 "가격 부담 때문에 막내의 경우 용품 대부분을 중고로 구입했다. 부모로서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15일 서울 시내 스토케 매장을 직접 찾아 확인해보니 트립트랩 제품 가격은 기본 틀만 39만원이었다. 여기에 트레이, 등받이 등 아기기 사용할 수 있도록 구성품을 추가하면 가격대가 62만원까지 올라갔다.

여기에 유명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그려진 방석을 고를 경우 가격은 70만원을 훌쩍 넘어섰다. 기능이 대동소이하지만 3만원대인 이케아 '안틸로프(하이체어)' 제품과 비교하면 수십배가 더 비싸다.

하지만 이 제품에 대한 관심은 뜨겁다. 2020년 판매량이 전년 대비 123% 폭증했고 이후에도 증가세를 보였으며 지난달엔 품절 상태로 '예약 대기'를 받기도 했다. 한 매장 직원은 "방문하는 고객 80%가 이 의자를 찾는다"며 "가장 인기 있는 원목 색상은 현재 주문 6000개가 밀렸다. 지금 시켜도 3월부터 배송된다"고 설명했다.


올 초 고가 유아용 의자를 구입했다는 C씨(29)는 "물론 제품이 아이 자세에도 도움이 되고, 원목 등 재료가 좋다며 만족하는 지인도 있지만 솔직히 잘 모르겠다"며 "다른 제품과 비교했을 때 큰 차이가 없는 것 같아 정말 그 값어치를 하는지는 의문"이라고 반문했다.

또 다른 구매자 D씨(33)도 "아예 모르면 안 샀을 텐데 좋은 제품이라고 주변에서 얘기를 들은 이상 사게 되는 게 부모 마음 같다"면서 "일부러 생후 6개월 이후부터 아이가 어느정도 걷게 될 때까지 쓸 수 있는 모델로 샀다. 최대한 오래 쓰다가 중고로 판매할 생각"이라고 했다.

이 같은 현상은 저출산에 따라 유아용품이 '과시적 성격'을 띠면서 생겨났다. 아이를 많이 낳지 않으면서 한 아이에게 보다 큰 비용을 지출할 수 있게 되자 자동차, 시계 등의 '프리미엄' 전략이 유아용품 시장에서도 통한다는 분석이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가격과 품질이 연동되지 않는 현상이다. 프리미엄이 붙은 과시적 소비재는 보통 가격이 올라갈수록 수요도 같이 늘어난다"며 "현재 유아용품 시장은 저출산으로 인해 과시적 소비 성향이 과거에 비해 더 커진 양상을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성진우 한경닷컴 기자 politpe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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