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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나선 HD현대마린솔루션…KKR 구주 매출만 3000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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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12월 15일 12:49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내년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추진하는 HD현대마린솔루션(옛 HD현대글로벌서비스)이 공모 주식의 절반 가량을 기존 주주가 보유한 주식(구주)으로 내놓는다. 2대 주주인 글로벌 사모펀드(PEF)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수천억의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해서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HD현대마린솔루션은 최근 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고 상장 절차를 시작했다. 상장 대표 주관은 KB증권, JP모건, UBS가, 공동 주관은 신한투자증권과 하나증권이 맡았다. KKR 측이 원활한 투자금 회수를 위해 해외 기관투자가 유치를 강조하면서 이례적으로 외국계 증권사 두 곳을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HD현대마린솔루션의 상장시 기업가치를 3조원 대로 예상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21년 KKR로부터 투자받을 때 기업가치를 약 1조7200억원으로 평가받았다. 2년 만에 두 배 가까이 기업가치가 불어난 것이다. 당시 KKR은 특수목적법인(SPC)인 ‘글로벌베셀솔루션 L.P’를 통해 HD현대(당시 현대중공업지주)가 보유한 구주를 38% 약 6500억원에 사들였다. KKR이 풋옵션 계약 조건으로 5년 내 IPO를 제시했고 1년 추가 연장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에 따라 HD현대마린솔루션은 2027년까지 상장을 마쳐야 한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KKR의 투자를 받은 이후 실적이 지속해서 성장했다. 이 회사는 2015년 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삼호중공업 등 HD그룹 조선3사의 선박 애프터서비스(AS) 조직을 통합하면서 출범했다. 당시 현대중공업 기획실 총괄부문장을 맡고 있었던 정기선 HD현대 사장의 주도 아래 2016년 말 선박 AS 전문 계열사로서 공식 출범했으며 그룹 일감을 수주하면서 몸집을 키웠다.

출범 직후인 2017년 매출은 2403억원에서 지난해 말 1조3338억원으로 6년 만에 5배 이상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1130억원에서 1420억원으로 25.7% 증가했다. 조선 업황이 살아나고 있어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이 예상된다. 유가증권상장시 조 단위 기업가치를 인정받기에 무리가 없다는 평가다.

KKR의 지분율이 높아 상장시 대규모 구주 매출이 불가피하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총 890만주를 공모해 이중 445만주는 KKR이 보유한 구주매출로, 445만주는 신주 모집을 계획하고 있다. 이 구조대로라면 KKR은 보유 지분의 30%를 내놓아 3000억원 가량을 회수할 수 있게 된다. 상장 후 KKR의 지분율을 기존 38%에서 24% 수준으로 낮아진다. KKR은 나머지 지분은 상장 후 1년 간 의무보호예수 기간 이후 순차적으로 매각해 지분율 낮출 계획이다.

IB업계에선 거래소가 HD현대마린솔루션의 공모 구조를 허용할지 주목하고 있다. 그동안 거래소와 금융당국이 기업의 상장시 과도한 구주매출을 하지 못하도록 권고해왔기 때문이다. 작년 초 구주매출 비중이 전체 공모주식의 75%에 달했던 현대엔지니어링은 상장을 철회했고 올해 구주매출 100%로 공모에 도전한 서울보증보험은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에 실패해 상장이 무산됐다. HD현대오일뱅크는 작년 상장을 추진할 당시 2대 주주인 사우디 아람코의 구주매출을 계획했으나 상장예비심사 과정에 결국 상장을 접었다.

다만 최근엔 공모주 시장이 호황을 보이면서 구주매출이 상장 후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분석 나오고 있다. 최근 상장한 LS머트리얼즈가 대표적이다. 재무적 투자자인 케이스톤파트너스의 구주매출 비중이 40%에 달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공모가의 5배로 치솟았다. 거래소도 IPO 시장 활성화를 위해 구주매출 기준을 완화하고 있다. DS단석과 현대힘스 등은 구주매출이 공모 규모의 30~40%임에도 거래소와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았다.

회사 측은 구주 매출이 재무적 투자자의 자금 회수와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필요하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설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소와 협의 과정에서 구주매출 규모가 줄어들 것이란 관측이 많다. 업계 관계자는 "HD현대마린솔루션의 경우 외국계 PEF가 국내 증시에서 투자금을 가져가기 때문에 국민 정서상 논란이 될 수 있다"며 "공모 주식의 절반을 구주로 내놓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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