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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조에서 7900억으로…뉴욕증시서 씨 마른 中기업 IP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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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중국이 뉴욕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업에 대한 회계감사 자료를 미국 규제 당국에 공개하기로 한 후 1년간 중국 기업들의 뉴욕증시 상장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올 들어 뉴욕증시에서 2억달러(약 2630억원) 이상 규모의 중국 기업공개(IPO)가 단 한 건도 없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 자체 집계에 따르면 뉴욕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업의 전체 IPO 규모도 크게 줄었다. 2021년 130억달러(약 17조1500억원)였던 중국 상장사들의 IPO 규모는 올해 6억달러(약 7900억원)로 95% 급감했다.

약 1년 전인 지난해 12월 15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산하 상장기업회계감독위원회(PCAOB)는 미국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을 감사하는 중국 본토와 홍콩 소재 회계감사법인에 대해 감리 권한을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미국은 앞서 오랜 기간 중국 상장사에 대한 회계감사 불투명을 지적해왔으나 중국은 국가 보안을 이유로 자국 기업에 대한 감사 정보를 미 당국에 제공하지 않았다. 이에 미 의회는 2020년 자국 회계기준에 따른 감리를 3년 연속으로 거부한 기업들은 뉴욕증시에서 퇴출시킬 수 있는 외국회사문책법(HFCAA)을 제정했다.

이 법에 따라 알리바바와 징둥닷컴 등 중국 기업 200여 곳이 2024년부터 뉴욕증시에서 상장폐지될 위기에 처하자 중국 정부는 미국 당국의 회계감사법인 접근 권한에 동의했다.

양국의 합의로 알리바바와 핀둬둬 등 뉴욕증시에 상장된 중국 인터넷 대기업의 상장폐지 위험은 줄었다. 그러나 이후 중국 신생 기업들의 미국 IPO가 부진한 상황이다. 블룸버그는 “(해외 당국의 감사를 받게 된) 중국 기업들이 중국 당국의 규제를 우려해 해외 증시에서 대규모 IPO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2021년 중국 당국의 암묵적인 반대에도 뉴욕증시에 상장했다가 고강도 규제를 받았던 디디추싱의 사례가 다시 생겨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당시 디디추싱은 44억달러를 조달해 상장했으나 이후 중국 당국이 데이터 유출 가능성 등을 우려로 고강도 조사에 나서자 자진 상장폐지했다. 그 여파로 뉴욕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의 총 시가총액이 1조달러 이상 증발하기도 했다.

다만 많은 중국 스타트업들은 여전히 뉴욕증시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까지 37곳 이상의 중국 기업이 뉴욕증시 상장을 신청했다. 중국 지리자동차의 전기차 브랜드 지커는 내년 2월 뉴욕증시 상장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중국의 규제 환경도 예전보다는 개선됐다는 평가다. 중국의 규제 당국인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지난 2월 기업이 개인정보 및 국가 보안 관련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해외 상장에 대한 규제를 완화했다.

로버트 맥쿠이 나스닥 부사장 및 아태지역 상장 책임자는 “중국 당국은 우리에게 자국 기업들의 해외 상장을 막으려는 의도가 아니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며 중국 기업들이 상장심사를 통과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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