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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키코모리 청년' 54만명, 정부가 세상 나오도록 돕겠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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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밖으로 거의 나가지 않고 사회적으로 단절된 고립·은둔형 청년이 급증하고 있다.

코로나19 당시 거리두기 여파로 대인관계 형성에 어려움을 느끼는 데다 잇따른 취업 실패로 ‘외딴섬’에 고립되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분석이다. 이른바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를 뜻하는 일본어)로 불리는 이들 청년을 위해 정부가 첫 종합대책을 마련했다.

보건복지부는 13일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청년정책조정위원회에서 ‘고립·은둔 청년 지원 방안’을 보고했다. 이날 복지부가 발표한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조사 결과에 따르면 고립·은둔 위기에 처한 청년은 최대 54만 명으로, 19~34세 청년 1077만6000명(2021년 기준)의 5% 수준이었다.

고립·은둔 청년의 상당수는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부가 지난 5~11월 고립·은둔 경험이 한 번이라도 있는 청년을 대상으로 실태 조사한 결과 응답자 8436명 중 75.4%(6360명)가 자살을 생각해 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전체 청년의 자살 생각 비율(2.3%)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다. 자살을 떠올린 청년 중 26.7%(1698명)는 실제로 자살을 시도한 경험이 있다고 했다.

고립·은둔 청년이 나오는 가장 큰 이유는 직업 관련 어려움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중복 응답자를 포함해 2만2386명 중 24.1%는 취업 실패를 고립·은둔의 이유로 꼽았다. 취업 실패에 뒤이은 이유는 대인관계(23.5%)와 가족관계(12.4%) 어려움이었다.

코로나19 당시 거리두기 조치가 청년들의 고립 정도를 심화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오프라인 수업 등이 제한된 탓에 주변 사람들과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하는 기회를 가지지 못했다는 것이다. 남들과 담을 쌓게 되는 ‘비교문화’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들 청년은 취업 등 경제 활동마저 포기하면서 사회 전체적으로도 막대한 비용을 일으킨다는 게 정부의 문제의식이다. 청년재단에 따르면 고립·은둔 청년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연간 7조원으로 추산된다.

이날 정부가 내놓은 대책도 고립·은둔 청년을 사전에 발굴하고 밖으로 나올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정부는 내년 하반기부터 고립·은둔 자가진단 시스템을 구축해 온라인 방식으로 외부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원스톱 서비스 창구를 개설한다는 계획이다.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가족, 친구 등이 129콜센터를 통해 고립·은둔 청년을 도울 수 있다.

접수 후 전담 사례관리사가 이들 청년을 만나 상담을 진행한다. 아울러 4개 광역시·도에 청년미래센터를 설치해 상담, 일 경험 프로그램 등의 통합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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