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내년 대선을 앞두고 이뤄진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가상 대결에서 우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미국 대선 승패를 결정하는 경합주(스윙스테이트)에서 강세를 나타냈다.
9일(현지시간) 미국 여론조사 분석사이트인 리얼클리어폴틱스(RCP)에 따르면 지난달 이후 실시된 미 전국 단위의 27회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평균 46.6%의 지지율을 얻어 바이든 대통령(44.4%)을 2.2%포인트 차로 앞섰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도 ‘오늘 대선이 열리면 누구에게 투표하겠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47%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꼽았다. 바이든 대통령에게 투표하겠다는 응답자는 43%에 그쳤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이후 공표된 27회의 여론조사 중 22회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누르며 81.5%의 승률을 보였다.
무소속으로 대선 출마를 선언한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후보 등을 넣은 가상 다자대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더 큰 강점을 보였다. 지난달 이후 여섯 차례 이뤄진 다자대결 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단 한 번도 1위를 놓치지 않았다. 2위인 바이든 대통령과의 평균 격차도 양자대결보다 더 큰 5.8%포인트로 나타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 대선 결과를 좌우하는 6대 경합주에서도 강했다. 6대 경합주는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네바다 조지아 애리조나 등이다. 이 가운데 위스콘신을 제외한 다섯 개 주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더 높은 지지율을 보였다. 특히 애리조나 네바다 조지아에선 오차범위 밖인 4%포인트 넘는 격차로 바이든 대통령을 앞섰다. 2020년 대선만 해도 6대 경합주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모두 승리했다.
미국 대선에선 전체 득표율 대신 50개 주 및 워싱턴DC에서 더 많은 선거인단을 확보하면 승리한다. 경합주 외 지역들은 민주당과 공화당의 전통적 텃밭으로 분류돼 승부가 거의 바뀌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지난달 20일 만 81세를 맞은 바이든 대통령의 나이 때문에 그가 ‘현직 프리미엄’을 전혀 누리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이달 초 발표된 뉴욕타임스와 시에나칼리지 여론조사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승리한 조지아 등 여섯 개 주 유권자의 71%가 그가 유능한 대통령이 되기에는 너무 늙었다고 답변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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