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내년 예산안 처리와 관련 "정부·여당과 합의가 안 되면 민주당이 준비한 안을 단독으로라도 처리하겠다"고 위협했다. 정부의 살림살이를 결정하는 예산안을 야당의 마음대로 처리하겠다는 주장이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저는 반드시 이번 정기국회 내에 예산안을 처리하겠다"며 정부·여당과 합의가 되지 않으면 민주당이 준비한 수정안을 단독으로라도 처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 원내대표는 국민의힘 지도부가 전날 윤석열 대통령과 오찬을 한 뒤 브리핑에서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위해 야당에도 협조를 구하기로 했다'고 밝힌 것에 대해 "그동안의 잘못을 숨기고 '엉터리 예산'을 밀어붙이겠다는 알리바이 만들기라면 단념하기를 바란다"며 "민주당이 제시한 민생·미래 예산안에 성의 있는 태도부터 보이라"고 반발했다.
이어 "민주당은 협상할 준비가 오래전부터 돼 있다"며 "정부·여당은 정기국회 내에 예산이 통과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하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의 '단독 예산안 처리' 위협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재명 대표는 지난해에도 예산안 처리 법정 기한을 넘긴 뒤 "필요하다면 우리가 가진 권한을 행사해 '민주당 수정안'을 선택하는 것도 하나의 안"이라고 말한 바 있다.
다만, 헌정사상 유례가 없는 '야당의 예산안 단독 처리'는 현실화하지 않았다. 여야는 지난해에는 12월 23일 본회의를 열고 합의된 예산안을 처리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