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을 이끄는 차기 위원장에 민족해방(NL) 계열의 양경수 현 위원장이 당선됐다. 민주노총 선거에 직선제가 도입된 2014년 이후 첫 연임이다. 양 위원장은 당선 소감으로 ‘윤석열 정권 퇴진’ 운동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민주노총의 정치파업이 한층 심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8일 민주노총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1~27일 시행된 민주노총 제11기 임원 선거 투표(직선 4기)에서 양 위원장이 36만3246표(56.6%)를 얻어 20만1218표(31.3%)를 획득한 박희은 후보를 제치고 차기 위원장에 당선됐다.
임기는 내년 1월부터 2026년 말까지다. 이번 선거에선 조합원 100만2989명 중 64만1651명이 투표해 전체 투표율 63.9%를 기록했다. 이태환 공공운수노조 공항항만운송본부장은 수석부위원장을, 고미경 전 민주노총 기획실장은 사무총장을 맡을 예정이다. 지난 3년간 민주노총 부위원장을 맡은 박 후보는 민주노총 첫 여성 위원장에 도전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양 위원장은 더욱 강력한 대정부 투쟁을 예고했다. 양 위원장은 공약으로 민주노총 조합원이 속한 윤석열정권 퇴진운동본부를 범국민퇴진항쟁으로 발전시키겠다고 했다. 이날 양 위원장은 당선 소감에서 “윤 정권 퇴진은 지금 현재를 살아가는 모든 민중의 요구이고 이를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양 위원장 당선으로 민주노총은 대정부 투쟁 기조에 더욱 힘을 실을 전망이다. 양대 노총 중 하나인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이 지난 13일 사회적 대화 복귀를 전격 선언한 것과 대비된다. 민주노총은 1999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전신인 노사정위원회 탈퇴 이후 지금까지 사회적 대화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선 한국노총이 다음달 경사노위에서 근로시간 개편과 정년 연장 등 노동개혁안 논의를 시작하면 양대 노총의 갈등이 표면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노동계 관계자는 “윤 대통령과 임기가 비슷한 ‘양경수호’의 고립이 장기화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장강호 기자 callm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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