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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증축' 해밀톤호텔 대표 벌금 80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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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골목에 불법 증축물을 세워 피해를 키웠다는 혐의를 받는 서울 해밀톤호텔 대표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태원 참사와 관련한 첫 번째 재판 결과다.

서울서부지방법원 형사4단독(판사 정금영)은 29일 건축법과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해밀톤호텔 대표 이모씨(76)에게 벌금 800만원을 선고했다.

이씨는 2018년 2월께 참사가 벌어진 골목인 이태원동 해밀톤호텔 본관 서쪽에 실외기 차폐용 철제 가벽을 증축하면서 도로 폭을 20㎝가량 좁히고 이를 구청에 신고하지 않은 혐의를 받았다. 2019년 11월 호텔 2층 후면에 면적 17.4㎡ 규모의 건축물을 무단으로 증축한 뒤 이를 신고하지 않은 혐의도 더해졌다.

이날 판결을 두고 법조계에선 법원이 사실상 호텔 건물에서 이뤄진 불법 증축과 이태원 참사 발생 사이 직접적 연관성은 인정하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참사가 일어난 골목에 불법건축물을 만들어 인파 통행을 방해했다는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아서다. 재판부는 “철제 가벽이 참사가 발생한 골목에 세워진 뒤로 건축선을 침범했는지 여부가 확인되지 않고, 가벽으로 인해 통행이 지장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이씨가 인지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단 재판부는 호텔 본관 뒤편에 테라스 등을 신고 없이 무단 증축한 혐의는 받아들였다.

이태원 참사로 재판에 넘겨진 피고인 가운데 1심 판결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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