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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임원 '폭로'에…직원 10명 중 9명은 "잘했다" 공감 [정지은의 산업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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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직원 10명 중 9명은 카카오 임원의 공개 폭로에 공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직원들이 참여한 투표지만, 강도 높은 쇄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는 전언이다. 다만 카카오가 ‘문제적 집단’이라는 프레임이 덧씌워졌다는 외부 평가도 나온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선 카카오 직원을 대상으로 김정호 카카오 CA협의체 경영지원 총괄의 행동에 대한 찬반 투표가 이뤄지고 있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투표 참여자 412명 중 382명(92.7%)이 ‘브랜든(김 총괄의 영어 이름) 잘했다. 썩은 거 싹 다 개혁하라’에 표를 던졌다. ‘그러면 안 된다. 회사 기밀 유출이다’라는 의견은 30명(7.3%)에 그쳤다.

김 총괄의 연이은 공개 폭로에 카카오 내부 분위기는 어수선한 것으로 전해졌다. 쇄신을 위한 충격 요법이라는 시각이 있는가 하면, 회사 치부를 외부에 적나라하게 드러낸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 총괄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서 카카오 내부 사정에 대한 공개 폭로글을 올렸다. 지난 28일 오후 네 편의 폭로글을 올린 데 이어서다. 김 총괄은 “‘카카오는 망한다면 골프 때문일 것이다’라는 소문이 파다해서 파악해보니 100여 명의 대표이사들은 골프 회원권이 없었는데 특정 부서만 ‘투어프로’ 수준으로 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김 총괄은 지난 9월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카카오 쇄신 작업을 위해 영입한 인물이다. 외부 감시기구로 최근 출범한 ‘준법과 신뢰위원회’에 합류한 유일한 카카오 인사다. 김 총괄은 “금요일부터 좋은 골프장에는 죄다 카카오팀이 있더라는 괴담 수준의 루머도 많았던 상황이라 강력한 쇄신이 요구됐다”고 했다. 당시 김 창업자는 김 총괄에게 법인 골프 회원권부터 조사해 정리해달라고 주문했다는 후문이다.

개편을 추진하면서 겪은 내부 반대 등으로 인한 어려움도 토로했다. 김 총괄은 “골프 회원권을 75% 정도 통째로 매각하겠다고 보고하고 두 달간은 정말 전쟁 수준의 갈등이 있었다”고 말했다. 글 끄트머리엔 조선시대 급진 개혁 정책을 시도했던 ‘조광조’와 ‘밤길 조심’이라는 해시태그를 달았다. 기존 훈구파의 불만을 감수하면서 목소리를 냈던 조광조처럼 나서겠다는 각오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김 총괄은 전날 오후에도 페이스북에서 ‘작심 발언’을 했다. 지난 22일 판교 본사에서 업무보고를 하던 임직원을 상대로 ‘개XX’라고 욕설했다는 이유로 사내 윤리위원회에 회부된 데 따른 항변이었다. 이 과정에서 특정부서 임원과 직원 간 복지 격차, 데이터센터 건립업체 선정 과정의 불투명성 등 내부 문제를 폭로했다.

카카오는 김 총괄의 글과 관련해선 “개인 SNS에 올린 개인적인 의견이기 때문에 공식 입장은 없다”고 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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