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의 전쟁으로 잠자던 중 공습을 받아 숨진 세 살배기 여아의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다.
28일(현지 시각) 미국 CNN 방송은 외손주 2명을 하루아침에 떠나보낸 할아버지 칼리드 나브한과의 인터뷰 내용을 공개했다.
나브한의 3세 손녀 림은 지난주 가자지구 남부에 있는 자택에서 잠을 자던 중, 인근 알 누세이라트 난민 캠프에 가해진 공습 여파로 집이 무너지면서 숨졌다. 림의 5세 오빠 타렉도 현장에서 사망했다. 아이들 어머니이자 나브한의 딸인 마야는 살아남았으나 중상을 입었다.
이후 나브한이 손주들의 시신을 어루만지는 모습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퍼졌다. 그는 림이 일어날 것이라고 믿는 것처럼 손녀의 시신을 부드럽게 흔들었고, 수의를 입은 타렉의 머리카락을 어루만지며 작별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나브한은 인터뷰에서 "내가 뺨과 코에 뽀뽀해줄 때마다 아이(림)는 까르르 웃곤 했다"면서 "이번에도 아이에게 뽀뽀했지만 깨어나지 않더라"고 말했다.
그는 타렉의 머리카락을 어루만진 데 대해서도 "아이가 늘 부탁했던 것처럼 머리를 빗겨줬다"면서 "타렉은 자기 머리카락을 참 좋아하던 아이였는데 이젠 떠나버렸다"고 전했다.
나브한은 인터뷰 도중 폐허가 된 집을 방문했다. 건물 잔해 속에서 림이 갖고 놀던 인형을 발견하자 그는 이 인형에 입 맞추며 손녀를 떠올렸다. 그의 손에는 림에게 미처 전해주지 못한 간식이 들려 있었다고 CNN은 전했다.
한편, 가자지구 당국은 23일 기준 누적 사망자가 1만4854명이고 이 가운데 아동은 6150명으로 전체 희생자의 41% 이상을 차지한다고 밝혔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