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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 불발에…與 "강국 면모 보여줘" vs 野 "무능의 극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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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에 실패한 것을 두고 여야가 엇갈린 평가를 내놓고 있다. 국민의힘은 결과보다는 과정에 집중하면서 "강국의 면모를 보여줬다"고 치켜세웠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무능의 극치"라는 맹비판이 쏟아졌다.
與 "평창올림픽도 3수 만에 유치"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29일 페이스북에서 "온 국민의 간절한 염원에도 불구하고, 부산이 2030년 세계박람회 개최지로 선정되지 못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며 "뒤늦게 유치전에 뛰어들며 처음부터 불리한 여건으로 시작했지만, 유치 과정에서 우리는 'K-컬쳐'의 우수성을 알리며 소프트파워 강국의 면모를 보여줬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유치전에서 체득한 외교적 경험은 앞으로 대한민국이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의 역할을 해 나가는 데에 큰 자양분이 될 것"이라며 "비록 2030년 부산 엑스포의 꿈은 멈추게 됐지만, 세계를 향한 대한민국의 발걸음은 계속될 것이다. 국민의힘은 미래를 향한 부산과 대한민국의 힘찬 행보에 더 앞장서겠다"고 덧붙였다.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너무 실망하지 말자. 오뚜기처럼 다시 일어나자. 평창올림픽도 3수 만에 유치하지 않았냐"며 부산과 대한민국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지구촌 네트워킹을 강화하는 소득과 자산도 얻은 것은 분명하다. 우린 힘들었지만, 88 서울올림픽도 2002 월드컵도 2021 평창동계올림픽도 기어이 꿈을 이뤄왔다"고 격려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부산의 도전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다. 아쉽게도 기대하던 결과를 얻지는 못했지만, 이번 도전을 계기로 부산은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도시로 전 세계에 알려졌다"며 "우리의 외교무대가 아프리카, 중남미의 개발도상국으로 한층 확대되고, 부산시는 다양한 국가들과의 교류 경험과 네트워크를 쌓는 소중한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고 호평했다.
野 "망신도 이런 망신이 없다"

민주당에서는 혹평이 나왔다. 우원식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질 수도 있다. 문제는 119대 29로 압도적인 표 차로 졌다는 사실"이라며 "상황 예측을 전혀 못 했다면 무능의 극치다. 상황을 알면서도 '결선 진출'이니 기대를 부풀렸다면 국민 기망"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박람회 유치 실패는 윤석열 정부의 무능함과 외교 참사가 원인이다. 분명한 책임도 뒤따라야 할 것이다. 제일 큰 책임은 대통령 자신이라는 사실을 명심하길 바란다"며 "외교의 내실은 없는 기네스북감 해외순방 자랑의 참담한 결과다. 외국 순방을 그렇게 다니면서도 이 지경인지 몰랐다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국민을 바보로 여기는 것이 아니라면 또다시 전임 정부 탓으로 돌리는 무책임함을 반복하지 않길 바란다"고 힐난했다.

김두관 민주당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망신도 이런 망신이 없다. 80표를 얻어 어떻게든 결선투표에 가서 역전을 노린다는 게 우리가 들은 부산 엑스포 전략의 핵심이었다. 예상했던 표와 서너표 차이였다면 억울하지나 않았을 것"이라며 "이기든 지든 최소한 사실과 가까운 예측 보고가 되고 그것이 합산되는 게 대통령실이 돼야 한다. 그런데 다들 엎드려서 눈치만 보다 보니 보고가 올라가는 계통마다 10표씩은 부풀려 보고한 게 분명해 보입니다. 이게 지금 윤석열 정부의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오일 머니' 벽 높았다…대통령실 "아쉬운 결과"

28일(현지시간) 오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박람회기구(BIE) 제173차 총회에서 진행된 엑스포 개최지 선정 투표에서 부산은 29표를 획득해 119표를 쓸어 담은 1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 크게 밀렸다. 3위 이탈리아 로마는 17표를 얻었고, 기권표는 없었다. 우리나라는 1차에서 사우디의 표를 저지하면서 결선 투표에 진출하는 전략을 세웠으나, 결국 무위로 돌아갔다.

최종 후보국이었던 한국과 이탈리아에 비해 일찌감치 유치전에 뛰어든 사우디는 초반부터 막강한 '오일 머니'를 내세우면서 유리한 고지를 점해왔다는 대외 평가를 받았다. 사우디의 실권을 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직접 핸들을 잡고 엑스포 유치 레이스에 총력을 쏟았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투표 직후 회견에서 "국민의 열화와 같은 기대에 미치지 못해 송구스럽고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국민 여러분의 지원과 성원에 충분히 응답하지 못해 대단히 죄송하다"며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인다. BIE 회원국 182개국을 다니며 갖게 된 외교적인 새로운 자산을 계속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민관이 원팀으로 치열하게 노력했지만, 아쉬운 결과를 맞이했다"며 "밤늦게까지 결과를 기다리고 부산 유치를 응원해주신 부산 시민과 국민 여러분께 위로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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