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은 평균 27세부터 노동 소득이 소비보다 많은 ‘흑자 주기’에 진입한 뒤 43세에 흑자(1792만원)의 정점을 찍고, 61세부터 ‘적자 주기’에 접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28일 발표한 ‘2021년 국민이전계정’에 따르면 한국인은 17세에 평균 3527만2000원의 최대 적자를 낸다. 17세부터 노동 소득이 발생하지만, 그 규모가 47만5000원으로 작고 소비는 3574만7000원으로 가장 많기 때문이다. 공공 교육 소비 1151만3000원, 민간 교육 소비 876만8000원 등 교육비 지출이 큰 영향이다.
적자 주기는 0세부터 26세까지 이어지다가 27세부터 흑자 전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흑자 규모는 점점 커져 43세에 1792만원으로 정점을 찍는다. 이때 노동 소득이 3906만원으로 극대화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1년 뒤부터 노동 소득이 줄고 병원비 지출은 늘면서 흑자 규모가 작아지고, 61세에 적자로 전환한다.
이 통계가 처음 작성된 2010년에는 27세 흑자 주기 진입, 39세 최대 흑자, 56세 적자 주기 시작이었다. 그간 흑자 진입 연령은 27~28세로 일정한 편이었지만, 적자 재진입 연령은 2015년 58세, 2020년 61세 등으로 점차 늦춰졌다. 평균 수명이 늘고 인구가 고령화되면서 예전보다 늦게까지 일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2021년 한국 국민의 총소비는 1148조8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6.2% 증가했고, 노동 소득은 1040조원으로 5.7% 늘었다. 소비가 노동 소득을 웃돌면서 총 108조8000억원의 생애주기 적자가 발생했다. 노동 연령층(15~64세)은 179조7000억원 흑자, 유년층(0~14세)과 노년층(65세 이상)은 각각 151조8000억원과 136조7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는 정부의 공공이전 등으로 메웠다. 정부는 노동 연령층에서 순유출(174조1000억원)된 세금과 사회부담금 등을 유년층(83조2000억원)과 노년층(90조9000억원)에 교육·보건 서비스, 아동수당, 기초연금 등으로 배분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