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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갓상민'은 너무 갔는데…" 행안부 직원들 '과잉 홍보' [관가 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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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장관님이 이전 장관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소탈하고 직원들의 얘기를 누구보다 잘 들어주시는 분이긴 합니다. 그래도 ‘갓상민’은 너무 나간 것 같은데요…”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갓상민’에 대해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 같이 말끝을 흐렸다. 무슨 얘기일까. 정부세종청사 중앙동 11층엔 행정안전부 지방행정국이 자리 잡고 있다.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간 업무를 조정하고, 지자체 행정을 지원하는 핵심 부서다.


28일 지방행정국 자치행정과 사무실 앞엔 ‘외쳐!! 지방시대!! with 갓상민’이라는 포스터가 붙여져 있었다. 정부가 역점 추진하는 ‘지방시대’ 과제를 이상민 행안부 장관과 함께 추진하겠다는 의도로 만든 포스터였다. 이 장관을 ‘갓상민’으로 추켜세운 것이다.

실제로 행안부 직원들 사이에선 이 장관에 대한 신망이 매우 두텁다. 통상 역대 행안부는 장관에 대한 이른바 ‘의전’이 세기로 유명한 부처다. 일례로 이명박 정부 시절 행안부 장관을 지냈던 A씨는 본인이 아닌 가족에게도 과도한 의전을 강조한 탓에 지금까지도 직원들의 구설에 오르내리고 있을 정도다.

반면 이 장관은 거의 의전을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것이 행안부 직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장관이 참석하는 행사의 경우 직원들을 배려해 무조건 간소하게 하라는 주문을 내리기도 한다. 역대 행안부 장관들이 현장 방문 때 많은 직원을 대동했던 것과 달리 이 장관은 직원들의 동행도 최소화하고 있다.

회의 석상에서도 직원들의 말을 절대로 끊지 않고 끝까지 경청하는 것도 역대 장관들과는 차별화되는 대목이다. 특히 이 장관은 모든 직원에게 높임말을 쓰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직급이나 나이와 관계없이 직원들에게 절대로 반말하지 않는다. 9급 말단 공무원에게도 이 장관이 허리를 숙여 인사하는 모습도 종종 볼 수 있다.

행안부 관계자는 “판사 출신인데다 정치권에서 실세 장관으로 불리면서 이 장관 취임 초반에는 직원들이 긴장을 많이 했었다”며 “지금은 장관을 푸근한 옆집 아저씨처럼 여기는 직원들도 적지 않다”고 했다.

문제는 과도한 의전을 앞세웠던 옛 행안부 조직문화가 여전히 남아 있다는 점이다. 장관은 의전을 신경 쓰지 않는데, 정작 직원들이 의전을 과도하게 챙긴다는 뜻이다. 지방행정국이 이 장관을 추켜세우기 위해 ‘갓상민’을 앞세워 만든 포스터도 이런 문화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행안부 대변인실은 이 포스터는 부처 차원에서 만든 것이 아니라 지방행정국이 자체적으로 만든 포스터라고 밝혔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과거엔 장·차관에 대한 의전만 잘해도 빠르게 승진하는 사례가 종종 있었다”며 “요새는 장·차관들의 행보가 낱낱이 외부에 노출되는 상황에서 과도한 의전이 오히려 독이 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지적했다.

한편 본지 관련 보도가 나간 후 행안부 지방행정국은 곧바로 ‘with 갓상민’ 글귀가 담겨 있던 해당 포스터를 철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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