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촬영 혐의로 입건돼 수사를 받는 축구 국가대표 황의조(31·노리치시티) 측이 피해자 기혼 여부와 직업 공개로 불거진 2차 가해 논란에 입장을 밝혔다.
황의조 측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대환은 27일 낸 입장문에서 "황 선수는 축구 팬들에게 사생활로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본인의 부덕함을 돌아보며 자성하겠다는 심경을 밝혔다"며 "피해자의 신상에 대한 철저한 보안을 지키고 있다"면서 2차 가해 의혹에 해명했다.
그러면서 "향후 수사기관에 성실히 협조해 무고함을 밝히겠다"고 전했다.
황의조 측은 앞서 불법 촬영 의혹에 대해 "합의했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상대 여성은 방송 활동하는 공인이고 결혼까지 한 신분"이라며 피해자를 특정할 수 있는 신상을 공개해 2차 가해라는 지적받았다. 이와 더불어 상대 여성이 누구인지 확인 안 된 지라시와 루머가 불거지기도 했다.
이와 더불어 황의조가 영상 유포자가 형수라는 사실을 알게 된 후 피해자에게 '처벌불원서' 제출을 요청하고, 피해자가 연락이 없자 본인 주변 인물에게 피해자 연락처를 준 뒤 함께 처벌불원서를 부탁하자고 요청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이에 피해자의 신원을 동의 없이 제3자에게 넘기는 건 2차 가해에 해당하며,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2차 가해가 성범죄 가중처벌 요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정한 내용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현재 경찰은 황의조 소유의 휴대전화 4대와 노트북 1대에 대해 포렌식 작업을 진행하면서 불법 촬영 영상이 추가로 더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
이에 대해 황의조 측은 "이는 통상적인 수사 절차이며 유출범에 의해 유출된 것 외에 추가적인 영상은 없다"며 "수사 상황의 유포, 근거 없는 악의적 보도, 허위 사실 및 모욕적인 게시글 등 본인에 대한 계속된 2차 가해에 대해서는 엄정히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황의조의 불법 촬영 혐의 피해자는 2명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 27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해외 체류 중인 황의조의 신병을 확보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출석을 요구할 수도 있다는 뜻을 밝혔다.
사생활 영상의 유포자로 알려진 황의조의 형수 A씨는 현재 구속 상태로 수사를 받고 있다. 다만 A씨는 수사 과정에서 황 씨의 사생활 영상을 유포한 이유에 대해 명확한 진술을 내놓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의조의 매니저였던 친형도 사건 초기 참고인 신분으로 한 차례 경찰 수사를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