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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자상거래기업 아마존이 물류 시장에 진출한지 8년만에 페덱스와 UPS를 제치고 최대 민간 물류업체로 부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아마존이 지난해 UPS를 제치고 가장 많은 민간 물류 배송량을 기록했다고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020년에는 페덱스의 배송량을 뛰어넘었다.
올해에는 그 차이를 더욱 벌릴 것으로 전망된다. 내부 문건에 따르면 아마존은 지난 23일 추수감사절 이전에 소포 48억개 이상을 배송했다. 올 연말까지는 지난해 배송량 52억개를 넘는 약 59억개를 배송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UPS는 올해 국내 배송량이 지난해 53억개를 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올 초부터 9월까지 국내 배송량은 34억개였다.
페덱스는 지난 5월31일 마감된 2023회계연도에 30억5000만개의 물량을 처리했다. 다만 아마존은 아직 연방정부 기관인 미국 우정공사(USPS)의 물류 배송량을 넘지는 못 했다.
아마존이 물류시장에 진출하던 당시 업계의 반응은 냉랭했다. 프레드 스미스 페덱스 회장은 2016년 아마존이 물류 대기업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전망에 대해 "환상적"이라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당분간 전자상거래 주요 배송업체는 USPS, UPS, 페덱스가 될 것"이라고 했다. 물류 시장 진출 전까지 아마존은 페덱스와 UPS의 주요 고객이었다.
아마존은 '2일 배송' 체계를 확립하면서 물류 업계 강자로 거듭났다. 이는 자사 유료 회원(프라임)이 주문한 순간부터 이틀 안에 집 앞까지 물건을 배송하는 시스템이다. 지난 8월 아마존은 올해 프라임 회원이 주문한 상품 18억개가 당일 또는 다음날 배송됐으며 이는 2019년의 약 4배라고 설명했다. 브라이언 올사브스키 아마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달 초 "배송속도 개선은 성장의 핵심 동력이었으며 프라임 회원의 구매 빈도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코로나19 팬데믹도 아마존에게 도약의 계기였다. 아마존은 팬데믹 기간 물류 창고, 물류센터 등 시설을 이전의 두 배 가까이 늘려 배송 시간을 줄일 수 있었다.
아마존이 물류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면서 페덱스와 UPS는 차별화된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페덱스는 전자상거래 사업을 확장해 아마존이 갖고 있는 점유율을 가져간다는 게획이다. UPS는 최근 수년 간 의료기관 및 중소기업 등을 대상으로 한 고수익 배송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