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 바로미터로 꼽히는 서울 강남구 아파트값이 7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전국 아파트 가격도 19주 만에 상승을 멈추면서 부동산시장이 조정 국면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2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셋째 주(지난 20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은 보합(0%)을 나타냈다. 전국 아파트값이 상승세를 멈춘 것은 지난 7월 셋째 주 이후 19주 만이다. 서울은 0.03%로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상승폭은 한 주 전(0.05%)보다 줄어들며 상승 동력이 둔화하는 모습이다.
올해 집값 상승을 주도한 강남구가 -0.02%로 하락 전환했다. 지난 4월 24일(0.02%) 이후 31주 만에 상승 랠리에 제동이 걸렸다. 지난주 0.02% 오른 서초구 역시 이번주는 보합을 기록했다. 2030세대가 많이 사들이며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매수) 바람이 불었던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도 상승세가 멈췄다. 수도권(0.03%→0.01%) 역시 상승폭이 줄었고, 지방(0.02%→0%)은 보합 전환했다.
정부가 9월 말 특례보금자리론을 축소한 데다 고금리 기조, 저가 매물 소진 등이 복합적으로 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다. 강남 서초 등 강남권의 하락세는 조정 신호로 읽힐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재건축 호재, 상급지 갈아타기 수요 등이 여전한 상황에서 강남구가 하락 전환한 것은 매수 심리가 꺾였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단기 조정일지, 2차 하락일지를 두고는 전망이 엇갈린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신생아 특례대출, 역대 최저 수준의 아파트 입주량 등 내년에 집값을 자극할 수 있는 요인이 적지 않다”고 분석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최근 내년 수도권 아파트 가격이 약보합세(1% 상승)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인혁/이유정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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