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노선이 지나는 경기 파주 운정신도시와 화성 동탄신도시에서 공급되는 아파트가 최근 잇달아 수백 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청약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C노선이 들어서는 의정부와 수원 지역의 신규 분양 단지가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내는 것과 대비된다. 가격 경쟁력과 GTX 개통 시기 등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는 평가다.
22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21일 진행된 파주 ‘운정3 제일풍경채’의 1순위 본청약에서 42가구 모집에 1만5609개의 청약통장이 접수됐다. 경쟁률이 371.6 대 1에 달했다. GTX-A가 들어서는 운정역과 바로 붙어 있는 게 관심을 끈 이유다. 운정역 역세권인 ‘파주 운정신도시 우미 린 더 센텀’도 지난 14일 1순위 청약에서 총 1만8494명이 몰리며 108.8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운정신도시와 더불어 GTX-A 호재를 품고 있는 동탄도 분양 성적이 좋다. 지난달 공급된 ‘동탄레이크파크 자연앤 e편한세상’ 민영주택의 경우 1순위 청약에서 279가구를 모집하는 데 10만5179명이 몰렸다. 경쟁률은 377.0 대 1이었다. 국민주택 분양(전용 85㎡ 이하) 물량까지 포함하면 13만6695명이 접수해 올해 최다 청약자를 기록했다.
반면 GTX-C 노선 수혜 지역으로 꼽히는 지역은 최근 성적이 부진하다. 이달 분양한 ‘힐스테이트 금오 더퍼스트’와 ‘의정부 푸르지오 클라시엘’의 1순위 경쟁률은 각각 0.9 대 1, 1.2 대 1에 그쳤다. ‘더샵 의정부역 링크시티’는 5.8 대 1이었다. GTX-C 열차가 정차하는 수원역과 가까운 ‘힐스테이트 수원파크포레’도 431가구를 모집하는데 1·2순위를 합해 320명만 접수했다.
개통 시기가 노선별 청약 열기를 갈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GTX-A의 경우 수서~동탄 구간은 내년 상반기, 운정~서울역 구간은 내년 하반기 개통 예정이다. C노선은 연내 착공해 2028년 개통 예정이다. 입주 후에도 당분간 GTX를 이용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선 지역과 입지별로 가격 경쟁력을 갖췄는지가 청약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최근 입지 및 개발 호재보다 더 중요한 게 분양가”라며 “택지개발지구인 운정과 동탄은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지만 의정부 수원 등은 그렇지 않아 고분양가 논란이 일었다”고 설명했다.
이달 경기 양주 회천지구에서 분양한 ‘회천중앙역 대광로제비앙’(본청약)은 GTX-C 호재와 분양가 상한제 조건을 모두 갖췄음에도 미달됐다. 전용 84㎡ 분양가는 4억원 중반대로 인근 시세보다 낮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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