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를 예언해 화제가 되기도 한 스타 건축가 유현준 홍익대 건축학부 교수가 국민의힘으로부터 '1호 영입 인재' 제안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의힘이 추진하는 '메가시티' 정책에 맞아떨어지는 '브레인'인데다, 유 교수의 폭넓은 대중성이 정치인으로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다는 내부 기대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21일 한경닷컴 취재를 종합하면, 유 교수는 국민의힘 인재영입위원회 위원의 연락을 받고 만남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의힘 인재영입위원회는 '1호 영입인재'로 유 교수를 영입하기 위해 물밑설득을 이어가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 교수는 tvN 교양 프로그램 '알쓸신잡2'에 출연해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스타 건축가다. 저서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가 베스트셀러가 오른 뒤, 교양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대중적 인지도를 쌓았다. 유 교수는 건축과 인문학을 아우르는 지식과 탁월한 전달력으로 세대를 가리지 않는 폭넓은 인기를 얻고 있다. 그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셜록현준'은 113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국민의힘이 '김포의 서울 편입'을 추진하면서 '메가시티'가 총선 의제로 떠오른 가운데, 도시공간 전문가인 유 교수 영입이 이뤄진다면 총선은 물론 정책 추진에도 힘이 실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유 교수는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직에서 사퇴한 뒤 대선 행보를 이어가던 지난 2021년 윤 대통령과 처음 인연을 맺었다. 당시 유력 대선 후보였던 윤 대통령이 만남을 요청했고, 유 교수는 윤 대통령과 만찬을 함께하며 부동산 정책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유 교수는 이날 만남에서 윤 대통령에게 "LH가 주도하는 택지 개발 같은 독과점은 시장경제 내에서 폐단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교수는 이후에도 꾸준히 LH가 주도하는 도시 개발의 구조적 유착 문제를 언급해왔다. 이후 LH 직원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부동산 투기를 한 사건 등이 터지면서 'LH 사태를 예언한 사람'이라 불리기도 했다.
그는 대대적으로 임대 주택을 공급했던 문재인 정부 정책에 대해서는 기고 등을 통해 "새로 공급하는 모든 집을 임대주택으로 짓겠다는 정책은 국민 세금으로 표를 사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유 교수는 실질적으로 주택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재건축을 해야 한다는 견해를 가지고 있다. 윤 대통령은 유 교수와 만났을 당시 유 교수의 입장에 대체로 동의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유 교수가 아직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은 만큼, 국민의힘이 유 교수를 어떻게 설득할지가 영입 확정에 관건이 될 전망이다.
유 교수는 한경닷컴과 통화에서 "(제가) 정치에 뜻을 두던 사람도 아니고, 다른 방식으로 봉사하고 싶다"며 "저라도 중간 가교 역할을 해야 하지 않을까. 어느 한 진영에 속해서 봉사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건축으로 집중해서 국위선양 하는 데 쓰이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