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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사우디·일본 넘어 세계로…국가별 특화된 AI로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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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1년생 네이버 최연소 최고경영자(CEO).’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지난해 3월 취임한 뒤 늘 따라다니는 수식어다. 취임 초만 해도 “경영 능력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1년8개월여가 지난 요즘 최 대표에 대한 평가는 180도 바뀌었다. 새로운 성장동력과 관련한 가시적인 성과가 축적되면서 생긴 변화다.

올해 1월 북미 패션플랫폼 포시마크를 인수하면서 글로벌 시장 진출의 초석을 놨다. 로봇, 인공지능(AI) 투자에 따른 결과물도 하나둘 내보이고 있다. 8월에 자체 개발한 생성형 AI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한 게 대표적이다. 지난달엔 1억달러 규모의 사우디아라비아 디지털트윈 플랫폼 구축 사업을 수주했다. ‘팀네이버’로 글로벌 비즈니스 생태계를 확장하겠다는 그의 취임 일성이 실현되는 분위기다.

최근 한 행사장에서 만난 최 대표는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더 부지런히 뛰어다니겠다”고 강조했다. 취임하면서 내건 ‘큰 그림’을 그려내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검색·콘텐츠 등 기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AI 등 새로운 수익 사업을 만드는 게 그의 목표다.

▷네이버가 올 들어 다양한 시도를 한 것 같습니다.

“늘 위기가 코앞이라는 생각으로 생존 방식을 고민합니다.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도 항상 ‘망할 것 같다’ ‘하루하루가 위기다’라는 말을 달고 살았어요. 인터넷 시대에서 모바일 시대로, 또 AI 시대로 환경은 빠르게 변합니다. 그때마다 모두 네이버의 위기를 말했지요. 가만히 있으면 뒤처질 수밖에 없습니다. 네이버도 바뀌어야지요. 변화를 위한 최적의 의사 결정을 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8월 공개한 하이퍼클로바X는 써보고 실망했다는 의견도 많은데요.

“1년 전 오픈AI가 챗GPT를 공개하면서 이미 AI가 창작을 하고 생산적인 일을 한다는 것을 보고 열광했잖아요. 하이퍼클로바X가 나왔다고 ‘깜짝’ 놀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한국어 능력이 챗GPT보다 좋기는 해도, 조금 나아진 정도로는 기대를 충족시킬 수 없었을 겁니다. 그런데도 선보인 것은 많은 피드백을 받으면서 빠르게 개선하고 성장시켜야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개선할 겁니까.

“챗GPT4.0을 비교 대상으로 잡고 있습니다. 이미지와 글자를 함께 인식하는 멀티모달 등 기능을 추가해서 올해 말, 내년 초 업그레이드할 겁니다. 네이버는 그동안 검색, 쇼핑 등 많은 분야에서 이런 식으로 개선하며 성공시킨 서비스가 많습니다.”

▷한국어에 특화된 AI는 결국 내수용이지 않나요.

“한국어에 강한 것은 한국어에 초점을 두고 대규모언어모델(LLM)을 학습시켰기 때문입니다. 이 말은 한국어뿐 아니라 다른 언어도 같은 형태로 학습시켜 최적의 효과를 낼 수 있는 기술이 있다는 얘기지요. 국가별로 제휴 및 협업해 글로벌 시장에도 진출할 겁니다.”

▷해외에서 승산이 있다고 봅니까.

“검색 서비스를 하면서 깨달은 점은 똑같은 단어를 검색한다고 해도 한국 일본 미국의 결과값이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검색하는 의도나 그 맥락을 형성하는 문화가 다르니까요. AI도 각 국가 특성에 맞는 게 필요할 겁니다. 가까운 일본을 시작으로 동남아시아 등에서 네이버 AI의 기회를 눈여겨보고 있습니다.”

▷구글 등 빅테크와의 정면 대결도 자신 있습니까.

“구글 같은 빅테크와 일대일로 붙어 싸워 이기겠다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습니다. 네이버는 네이버만의 ‘뾰족한 무언가’로 확실한 존재감을 갖겠다는 목표로 뛰고 있습니다.”

▷검색 시장에서 구글이 맹추격하고 있습니다. 방어 전략은 세웠는지요.

“당장은 엔터테인먼트가 강조되면서 검색 주도권이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등으로 넘어간 게 사실입니다. 그동안 네이버는 엔터테인먼트보다는 쇼핑에 집중했습니다. 지식인, 블로그, 카페에 이어 차별화 서비스로 키워온 게 쇼핑 분야입니다. 네이버가 모든 분야에서 다 이기면 좋겠지만 선택과 집중은 필요합니다. 1분 이내 짧은 동영상인 숏폼 위주로 모바일 앱을 개편하면서 대응할 겁니다.”

▷쇼핑에서 네이버의 존재감이 커지면서 쿠팡의 경쟁 상대로 자주 꼽히고 있습니다.

“네이버와 쿠팡은 사업모델이 완전히 다릅니다. 쿠팡도 네이버에 상품을 노출시키고 있습니다. 쿠팡뿐 아니라 국내 대부분 온라인쇼핑 회사가 네이버에서 제품을 알리고 판매합니다. 이런 사업자 간 생태계를 조성하면서 커나가는 게 네이버의 사업모델입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방문자가 이용하는 쇼핑 플랫폼으로 꼽히는 만큼, 더 공격적으로 쇼핑사업을 키워보려고 합니다.”

▷내년 네이버의 쇼핑사업 전략은 어떻게 구상 중입니까.

“사람들은 검색을 여러 번 해서 제품을 찾기보다 더 빠르고, 더 쉽게 쇼핑하고 싶어 합니다. 상품 추천 등의 분야에서 초개인화된 쇼핑으로 전략 변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쿠팡처럼 직매입해서 직접 배송하는 식으로는 뛰어들지 않을 겁니다. 네이버는 CJ대한통운, 여러 물류 스타트업과 일종의 연합군을 형성해 ‘도착보장’이라는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오늘 내일 바로 도착하는 서비스로도 발전시킬 수 있겠지요.”

▷내년 경영의 초점은 어디에 둘 계획입니까.

“네이버는 미래 기술 확보를 위해 AI, 로봇, 클라우드 기술에 집중 투자해왔습니다. 최근 해외 사업 확장 가능성도 봤습니다. 지난 10월 사우디아라비아 디지털트윈 플랫폼 구축 사업을 수주한 게 신호탄입니다. 사우디를 넘어 세계로 확장할 수 있을 겁니다. 다양한 AI 기반 상품을 내놓으며 더 성장하겠습니다.”

■ 최수연 대표는

△1981년 광주 출생
△광주 동신여고 졸업
△서울대 지구환경시스템공학과 졸업
△2005년 NHN(네이버 전신) 입사
△2009년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2012년 변호사 자격증 취득,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LL.M 취득)
△2019년 네이버 글로벌사업지원 책임리더
△2022년 3월~ 네이버 대표이사 사장


안재광/정지은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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