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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머스크 리스크'…애플·디즈니도 "X에 광고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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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리스크’가 불거지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 밝힌 반유대주의 발언에 대한 후폭풍으로 그가 소유한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대한 광고 이탈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에 이어 애플, 디즈니 등 주요 업체들이 X 광고 게재 중단에 나서고 있다.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애플을 비롯해 디즈니 등 대형 엔터테인트먼트사 여러 곳이 X에 대한 광고를 중단했다. 광고 중단 업체에 디즈니, 워너브로스 디스커버리, 파라마운트 글로벌, NBC유니버설과 모회사 컴캐스트, 라이온스게이트 엔터테인먼트 등이 이름을 올렸다. 빅테크 기업 IBM도 X 광고를 중단했다.

WSJ은 대형 광고주 대거 이탈을 두고 “머스크가 반유대주의 지지 논란에 휩싸인 뒤 나왔다”고 분석했다. 머스크는 지난 15일 ‘유대인들이 백인에 대한 증오를 의도적으로 부추긴다’는 취지의 한 X 이용자 게시글에 “당신은 실제 진실을 말했다”고 동조하는 댓글을 달았다. 그는 댓글에 이어 비영리 유대인 단체인 반명예훼손연맹(ADL)을 비판하는 글을 올려 논란을 키웠다. 머스크는 ADL의 압력 때문에 미국에서 X의 광고 매출이 60% 감소했다고 주장해왔다.

이번 발언으로 머스크가 반유대주의적 견해를 지지하는 의견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앤드루 베이츠 백악관 부대변인은 머스크의 트윗을 지목하며 “용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당일 APEC 정상회의에 머스크가 참석하기로 예정돼 있었던 대담 행사도 전격 취소되기도 했다.

미국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도 X 광고 중단을 결정했다. 보도에 따르면 다나 스피난트 EU 집행위 부대변인은 산하 총국에 보낸 문건에서 “EU 집행위의 명예 훼손 위험성을 피하기 위해 향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광고를 한시적으로 중단할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스피난트 대변인은 X의 허위정보 확산을 광고 게재 중단의 이유로 설명했고, 특히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과 관련한 허위정보를 언급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WSJ은 잇단 광고 중단으로 지난해 X를 인수한 머스크의 경영 리스크가 커졌다고 평가했다. 머스크가 작년 10월 트위터를 440억달러에 인수한 뒤 X로 브랜드를 변경한 후, 이용자와 광고 매출이 크게 줄고 앱 다운로드 건수도 주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X의 기업가치는 1년만에 반토막났다.

일론 머스크는 이번 광고 중단 사태를 두고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이날 자신의 X 계정에 “월요일 법원이 열리면 ‘미디어 매터스’와 이 사기적 공격에 공모한 모두를 상대로 폭탄 소송을 내겠다”고 적었다. 진보 성향의 미디어 감시단체인 미디어 매터스는 지난 17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IBM을 비롯해 애플·오라클 등의 기업 광고가 X 플랫폼의 반유대주의 콘텐츠 옆에 배치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미디어 매터스는 언론의 자유를 훼손하고 광고주의 오해를 불러일으키기 위해 잘못된 정보를 담은 보고서를 냈다”고 반박했다.

실리콘밸리=최진석 특파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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