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주는 물론 국제유가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일제히 하락했다. 경기침체 공포로 국제유가가 급락해서다. 최근 국제유가가 급등락하면서 변동성이 확대되는 만큼 투자에 유의하라는 지적이다.
16일(현지시간)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브렌트유가 하루새 5% 가까이 떨어지면서 17일 국내 원유 관련주가 동반 하락했다. 흥구석유는 5.32% 하락한 8370원에 거래를 마쳤다. 흥구석유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분쟁이 시작됐던 지난달 장중 1만9970원까지 상승했다가 현재 상승폭을 전부 반납했다. 중앙에너비스(-4.46%), 에쓰오일(-1.74%), SK이노베이션(-1.95%) 등도 약세였다.
이날 하락세는 국제유가에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요 산유국의 감산과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배럴당 100달러까지 치솟던 국제유가는 현재 70달러 직전까지 떨어졌다. 미국의 10월 산업생산이 전월보다 0.6% 감소하면서 경기침체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원유 수요가 둔화돼 국제유가가 하락하면 정유·석유 업체들의 정제마진 악화는 불가피하다.
급등하던 국제유가가 다시 떨어지면서 원유 ETF도 내림세다.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되는 WTI 선물을 추종하는 'KODEX WTI원유선물(H)', 'TIGER 원유선물Enhanced(H)'도 이날 각각 4.16%, 4.01% 하락했다. 원유 생산 기업에 분산 투자해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낮은 'KBSTAR 미국S&P원유생산기업(합성H)’ 역시 1.81% 떨어졌다.
증권가에서는 연말까지 국제유가 변동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중동 분쟁까지 누적되면서 국제유가가 변동성이 확대되는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며 "연말까지 변동성이 클 것"으로 예상했다. 일각에서는 오는 26일 열리는 주요 산유국 협의체 '오펙플러스(OPEC+)' 회의를 주목한다. 짐 버크하드 S&P 글로벌 상품 인사이트 부사장은 "OPEC+의 지속적인 공급 제한이 향후 유가의 핵심 변수"라고 전망했다.
이지효 기자 j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