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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킬러문항 없어…작년 수능보다 어렵고 9월 모평과 비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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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시행된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영어 영역은 '킬러문항'을 배제하면서도 작년 수능보다 다소 어려운 수준으로 까다롭게 출제된 것으로 분석됐다.

EBS 대표 강사인 김보라 서울 삼각산고 교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4학년도 수능 영어 영역 출제 경향 브리핑에서 "2023학년도 수능에 비해 다소 어렵고, 올해 9월 모의평가와 비슷하게 출제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9월 모의평가에서 90점 이상을 받아 1등급을 받은 수험생 비율은 4.37%였다. 작년 수능(7.83%)보다 3.46%포인트 내리며 만만치 않은 시험으로 꼽혔다. 2019학년도 6월 모의평가(4.19%) 이후 최소일 정도로 어려웠다는 평이 나왔다.

김 교사는 "소위 킬러문항 요소는 배제했다"며 "문제 풀이 기술이 있어야 하는 문항보다는, 지문을 충실하게 읽고 이해해야만 하는 문항을 다수 배치해 전체적인 변별력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영어에서는 추상적이고 전문적인 지식을 요구하는 문항, 공교육에서 다루는 수준보다 어려운 문장 구조로 구성된 문항 등이 킬러문항으로 꼽혔는데, 이런 문항은 이번에 보이지 않았다는 의미다.

이번 수능에는 관광, 중고 거래, 다중 리터러시(문해력), 과학자의 미디어 참여 등 현대사회의 변화를 반영한 소재나 일상적이고 친숙한 소재의 지문이 여럿 포함됐다. 다만 지문을 충실하게 읽어야만 정답을 찾을 수 있도록 변별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친숙한 소재를 다루면서도 변별력을 어떻게 확보했느냐는 질문에 김 교사는 33번을 예시로 들었다. 33번서 "어떤 부분이 반복되면서 키워드로 이해되는 것이 있는데, 그 키워드가 오답에 들어 있다"며 "제대로 독해하지 않고 (키워드만 보고) 답을 고르면 오인하기 쉬웠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33번 이외에 변별력이 높은 문항으로는 '과잉 관광'에 관한 내용을 읽고 제목을 추론해야 하는 24번 문항, 사람들이 거리를 바라보는 시각에 관한 지문을 파악하고 빈칸에 들어갈 내용을 추론하는 34번이 꼽혔다.

집단 속에서 하나의 규범이 나타나게 되기까지 과정에 관한 글을 순서대로 배열하는 37번, 오탈자와 돌연변이의 영향력을 다룬 지문 사이에 제시된 문장을 적절하게 삽입하는 39번도 수험생들 입장에선 까다로울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됐다.

EBS 수능 교재에서는 53.3%(24개 문항)가 연계돼 출제됐다고 분석했다. 입시업체들도 올해 영어영역 난도가 9월 모의평가와 비슷한 수준이었다고 분석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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