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1월 15일 11:27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이지효 파두 대표(사진)가 미국에서 귀국해 이번 주 중 투자가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 계획이다. 기업공개(IPO) 이후 첫 분기 실적 보고서에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급락하고 주가가 곤두박질치자 대표가 해명에 나선 것이다. 파두와 주관사 측에서 2~3분기 실적 악화에 대해 대표가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파두 관계자는 “투자자들을 소규모로 형식으로 만나 2~3분기 실적 등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1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이 대표가 오는 16~17일 중으로 투자자를 만나 이번 2~3분기 ‘어닝쇼크’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
파두는 IPO과정에서 2분기 실적 악화 사실을 제대로 고지하지 않아 투자자들의 지탄을 받고 있다. 파두의 2분기 매출(5900만원)과 3분기 매출(3억2100만원)이 당초 이 기업의 실적 예상과 크게 차이가 나면서다.
파두와 주관사인 NH투자증권은 이번 설명회에서 2, 3분기 실적이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핵심 쟁점은 아니라고 강조할 예정이다. 기술특례상장에서 공모가 산정은 미래 당기순이익을 추정한 뒤 이를 할인한 가격으로 정한다. 때문에 2, 3분기 실적 하락만으로 기업가치가 하락하지는 않는다는 주장이다. 파두는 내년 당기순이익을 948억원, 2025년은 1900억원으로 추정했다.
파두는 이번 ‘어닝쇼크’의 가장 큰 원인으로 메타(페이스북)와 구글, 아마존 등이 긴축 경영에 들어간 점을 지목하고 있다. 기존 고객사가 파두의 핵심 제품인 SSD컨트롤러 구매 시기를 미루면서 2, 3분기 매출이 나오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고객사를 다양화하지 못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과 달리 안정적으로 매출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도 원인이다.
파두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면서 상장을 앞둔 기업이 투자자와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김병훈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대표는 오는 27일 상장을 앞둔 실적 발표에서 이례적으로 사과의 뜻을 표했다. 그는 “상장을 앞둔 시점에서 분기 영업실적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게 된 점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광물 가격 하락, 원자재 재고 부담 등으로 수익성이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3분기 매출은 2400억원이고 영업손실은 69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에코프로 관계자는 “투자자와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실적을 발표하고 주주서한을 발송했다”고 설명했다.
IPO 심사 과정도 깐깐해질 전망이다. 한국거래소는 기술특례상장의 매출과 영업이익 추정 방식에 대해 점검할 예정이다. 파두는 적자기업임에도 기술력을 인정해 증시에 입성한 기술특례상장기업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투자자들의 염려가 큰 만큼 특례상장의 미래 매출 영업이익 추정 방식에 대해 재점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