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에 있는 건설기계 부품 수출기업 현대정밀은 최근 글로벌 고객사가 ‘넷제로’(탄소중립) 차원에서 재생에너지 사용을 요구하자 고민에 빠졌다. SK에코플랜트가 구축한 창원그린에너지센터(사진)로부터 전체 전력량의 28%를 태양광으로 공급받으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가 미래 에너지 밸류체인을 확장하며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시대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 9일 찾은 창원 의창구의 창원그린에너지센터는 핵심 기지 중 하나다. 축구장 크기의 공간에 태양광 설비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소 연료전지, 고체산화물 수전해기 등이 가득 차 있었다. 각종 신재생에너지 설비가 한데 모인 세계 최초 사례다.
이 센터는 올해 6월부터 본격 운영을 시작해 창원국가산업단지 내 4개 중소기업에 재생에너지를 공급하고 있다. 전력시장을 통하지 않고 수요처와 직접 전력거래계약(PPA)을 맺는 게 특징이다. 가격 부담은 최대한 낮췄다. 오승환 SK에코플랜트 분산에너지사업 담당은 “규모의 경제를 통해 금융·설비 비용 등을 절감했다”며 “센터 부지에 연료전지를 설치하고 전력 판매 수익을 활용해 재생에너지 비용 부담을 더는 상생형 모델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화석연료 전기와 가격이 엇비슷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SK에코플랜트는 단순 재생에너지 생산을 넘어 ‘RE100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전국에 산재한 소규모 발전사업자를 연결해 하나의 발전소처럼 운영하는 가상발전소(VPP) 사업이 대표적이다. 고객의 요구에 맞춰 태양광과 풍력, 소수력, 바이오매스 등을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솔루션도 준비 중이다.
창원·고성=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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