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의 첫 분양 단지로 주목을 끈 송파구 ‘힐스테이트e편한세상문정’(투시도) 청약에 약 4만 개의 청약통장이 몰렸다. 최근 분양가가 청약 경쟁률을 좌우하는 가운데 시세보다 3억원가량 저렴하게 공급돼 관심이 쏠렸다는 분석이다.
14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이날 진행된 이 단지의 1순위 청약에서 169가구 모집에 2만5783명이 신청했다. 경쟁률은 152.6 대 1이었다. 전날 시행된 특별공급 청약에선 130가구 모집에 1만4058명이 몰리며 108.1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올해 공급 단지 중 특별공급에서 청약자가 가장 많았다. 특별공급과 1순위 청약을 합치면 총 3만9841명이 신청한 셈이다.
이 단지는 문정동 136 일대에 총 1265가구(일반공급 299가구)로 조성된다. 송파구에 속하지만 지하철역과 다소 거리가 있다. 전용면적 49~74㎡의 소형 면적만 공급된다. 선호도가 높은 전용 59㎡는 64가구 모두 저층(1~6층) 물량만 나온다.
그럼에도 인기를 끈 요인은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가격 경쟁력을 갖췄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용 59㎡ 기준 분양가는 8억5810만~8억8870만원 사이에서 형성됐다. 인근 거여동 송파시그니처롯데캐슬 전용 59㎡의 최근 실거래가가 11억9000만원이다. 당첨만 되면 3억원의 시세차익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최근 고금리와 대출 규제 등으로 부동산 시장이 관망세를 보이면서 서울이라 하더라도 분양가 수준에 따라 청약 성적이 엇갈리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올해 3분기까지만 해도 서울에서 분양 물량이 나왔다 하면 청약자가 몰려들었던 분위기와 대비된다.
지난달 공급된 동대문구 ‘이문아이파크자이’와 도봉구 ‘도봉금호어울림리버파크’, 강동구 ‘천호역마에스트로’ 등은 1순위 청약에서 일부 타입이 미달 사태를 빚었다. 이문아이파크자이 전용 84㎡가 13억원대에 책정되는 등 고분양가 논란이 불거져서다. 지난 8월 단지 옆에서 분양을 진행한 ‘래미안라그란데’ 전용 84㎡가 10억원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3억원 높은 가격이다.
1순위 청약에서 흥행을 거뒀다 하더라도 계약 과정에서 이탈자가 속출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9월 1순위 청약에서 평균 78.1 대 1의 경쟁률을 보인 성북구 ‘보문센트럴아이파크’는 계약 포기가 잇달아 15일 24가구에 대한 무순위 청약을 받는다.
강동구 ‘더샵강동센트럴시티’도 지난 11~12일 미계약분 27가구에 대한 무순위 청약을 받았다. 동작구 ‘상도푸르지오클라베뉴’도 당첨자가 대거 계약을 포기해 선착순 분양을 하고 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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