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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흥행 1위의 공포'오락'물… 긴장감 줄이고 볼거리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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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디의 피자가게'는 원작 게임을 잘 모르는 사람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원작을 희석하지 않고 기존 팬층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제작하게 된 이유입니다."

호러 영화 '프레디의 피자가게'를 제작한 제이슨 블룸 블룸하우스 대표가 13일 한국 취재진과의 화상 통화에서 한 말이다.

15일 개봉하는 영화를 보고 나면 고개를 갸우뚱할만한 대목이다. '호러테이닝(호러+엔터테이닝)' 장르를 표방한 만큼 볼거리는 꽤 풍성하다. 하지만 기존 팬층과 새로운 관객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원작 게임의 팬이라면 달라진 줄거리와 주요 공포 포인트에, 원작을 모르는 관객이라면 다소 억지로 끼워 맞춘 듯한 전개로 인해 당황할 수 있겠다.



'프레디의 피자가게'는 1980년대에 아이들이 실종되고 폐업한 '프레디의 피자가게'에서 일하게 된 야간 경비원의 생존기를 그린 영화다. 영혼이 깃든 마스코트 인형인 '애니메트로닉스'들이 5일 동안 주인공 일행을 위협한다. 2014년 발매된 동명의 비디오 게임이 원작이다. 영어 원제를 직역하면 '프레디에서의 다섯날 밤(Five Nights at Freddy's).'

영화는 원작 게임의 팬층인 10·20대를 중심으로 입소문을 탔다. 지난달 27일 북미에서 개봉과 동시에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개봉 첫 주에만 8000만 달러(약 1039억원) 넘게 벌어들였다. '파라노말 액티비티' '인시디어스' 등을 제작한 '호러 명가' 블룸하우스 작품 중에서도 역대 최고의 개봉 성적이다.

영화는 게임 속 배경을 그럴듯하게 재현해냈다. 식당보다 테마파크에 가까운 이곳에는 1980년대 향수를 자극하는 8비트 오락기와 놀이방 등이 배치됐다. 가게의 마스코트는 약 2m 크기의 기계인형 5대다. 곰과 여우, 토끼 등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외형이다. 컴퓨터그래픽(CG)이 아닌 손으로 제작한 실물로, 스턴트맨이 직접 들어가서 연기했다.



줄거리에는 변주를 줬다. 원작이 닷새 동안의 생존기에 초점을 맞췄다면, 영화는 마이크(조시 허처슨 분)와 여동생 애비(파이퍼 루비오)의 가족애가 극을 이끈다. 마이크는 어릴 적 개럿이란 남동생을 유괴당한 트라우마에 시달린다. 이런 그는 새롭게 취직한 피자가게에서 하나 남은 여동생마저 잃을 위기에 처한다.

주제가 달라진 탓일까, 영화의 긴장감이 원작에 비해 덜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해외 매체에선 '호러 입문용' 등의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원작에서 공포를 유발하는 요소는 한정된 전력으로 여러 날을 버텨야 한다는 절박함이다.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암흑에서 애니메트로닉스가 불쑥 튀어나오는 '서든 스케어'가 주를 이룬다. 하지만 영화에서 이런 연출은 1일 차 밤을 제외하곤 크게 나타나지 않는다.



애니메트로닉스들이 귀엽고 친근한 존재로 재해석 된 점도 아쉬움을 남긴다. 3일 차 밤부터는 기계인형들이 여동생 애비를 '베이비 시팅' 해주기에 이른다. 기계들의 움직임 또한 지나치게 매끄럽게 연출됐다. 원작처럼 관절이 뒤틀린 듯 기괴하고 소름돋는 몸동작을 기대하고 봤다간 실망할 수 있겠다.

내용 전개 방식도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작품 후반부에 마이크는 피자가게에서 실종된 아이들과 10여년 전 납치된 자기 남동생이 연관됐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문제는 그 중간 과정의 개연성이 상당 부분 생략됐다는 점이다. 원작 팬들한테는 최종 빌런의 정체가 반가울지 몰라도, 영화를 처음 보는 이들한테는 뜬금없게 느껴질 수 있다.

안시욱 기자 siook9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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