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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필 상주 음악가 된 조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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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조성진(29)이 내년부터 세계 최정상 악단인 베를린필하모닉의 상주 음악가로 활동한다. 한국인이 베를린필 상주 음악가로 발탁된 건 조성진이 처음이다. 아시아 연주자로는 일본 피아니스트 우치다 미츠코에 이어 두 번째다.

안드레아 쥐츠만 베를린필 대표는 10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궁화홀에서 열린 베를린필의 내한 공연 간담회에서 “조성진은 매우 직관적인 연주자”라며 “내년부터 베를린필 상주 음악가로 함께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조성진과 베를린필은 특별한 기회에 첫 협연을 한 만큼 특별한 관계라고 생각한다”며 “조성진은 음악가로서 더 다양한 면을 보여주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상주 음악가는 베를린필과 정기적으로 협연하고 실내악에도 참여한다. 카라얀아카데미 교류 프로그램에도 원하면 참여하게 된다.

조성진은 6년 전 피아니스트 랑랑의 ‘대타’로 라벨의 피아노협주곡을 협연하면서 베를린필과 처음 인연을 맺었다. 2020년엔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인 디지털 콘서트홀 녹화 공연에서 베를린필과 다시 호흡을 맞췄다. 올해 베를린필의 내한 공연에선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4번을 들려준다.

조성진은 “처음 베를린필과 만났을 때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말했다. “많은 연주자가 베를린필과 협연하는 게 꿈이라고 할 만큼 대단한 오케스트라잖아요. 설레지만 긴장도 많이 됐죠. 세계에서 가장 연주를 잘하고, 특별한 사운드를 지닌 베를린필과 또다시 연주할 수 있게 돼 영광입니다. 이번엔 가장 좋아하는 협주곡 중 하나인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4번으로 합을 맞출 수 있어 더 기뻐요.”

2019년부터 이 악단의 열두 번째 상임지휘자 겸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러시아 태생 오스트리아 명장 키릴 페트렌코(51)도 조성진에 대한 언급을 빼놓지 않았다. 페트렌코는 “한국의 자랑스러운 피아니스트 조성진과 함께 연주하게 돼 매우 기쁘다”며 “그와의 연주에 대한 기대가 아주 크다. 흥미진진한 연주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에 조성진은 “베를린 현지 리허설 때 페트렌코와 처음 만났는데 음악적으로 너무 많은 것을 배웠다”며 “마음 깊이 그를 존경하게 됐다”고 말했다.

페트렌코는 베를린필 상임지휘자로는 첫 러시아 출신이자, 최초의 유대계 인물이다. 독일 마이닝겐극장, 베를린 코미셰오퍼, 뮌헨 바이에른국립오페라에서 음악감독을 지냈다. 2017년 바이에른 슈타츠오퍼오케스트라의 첫 내한 공연을 이끌며 국내 청중과 만났지만, 베를린필과 함께 온 것은 처음이다.

그는 “코로나19 여파로 우리가 원하는 연주 활동을 제대로 할 수 없던 시기가 마침내 지나갔다”며 “이제야 비로소 베를린필과의 진정한 음악적 여정을 시작하게 됐다. 베를린필과 함께 음악적 이상(理想)을 실현하기 위해 온 힘을 쏟을 것”이라고 했다.

베를린필은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이번 공연에서 2개의 레퍼토리를 선보인다. 첫날인 11일 모차르트 교향곡 29번, 베르크의 ‘오케스트라를 위한 세 개의 작품’, 브람스 교향곡 4번을 연주하고 이튿날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4번(조성진 협연), 슈트라우스의 ‘영웅의 생애’를 들려준다.

김수현 기자 ksoo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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