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은택 카카오 대표(사진)가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엔터) 인수 과정에서 불거진 시세 조종 의혹에 대해 사과했다.
홍 대표는 9일 오전 카카오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열린 콘퍼런스콜에서 "SM엔터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여러 부정적 뉴스로 카카오 주주분들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밝혔다. 이날 콘퍼런스콜은 약 2400억원을 동원해 SM엔터의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린 혐의로 지난달 26일 구속된 배재현 투자총괄대표의 부재로 홍 대표가 홀로 진행했다. 그는 관련 의혹에 대해 "사법기관에 충실히 소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카카오는 작은 스타트업에서 시작해 어느덧 대한민국 국민에서 가장 많이 이용하는 서비스 운영하는 회사가 됐다. 회사 성장과 함께 사회적 책임을 통감하고 회사 경영의 틀을 다시 고민해 조직적 재정비를 진행하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사업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게 주주 최우선 과제다. 추진 중인 사업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룹 차원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인공지능(AI) 사업 전략에 대해 이른 시일 내에 카카오톡 오픈 채팅과 결합한 'AI 콘텐츠봇'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작은 단위로 사용자들의 관심을 세분화해 AI봇이 큐레이션 하는 콘텐츠를 소비하고, 공통 관심사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게 하겠다는 취지다.
홍 대표는 이를 '마이크로 버티컬 AI'로 정의하면서 "이용자들에게 유용한지, 추가적 확장성을 가질 수 있을지 검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AI 모델 측면에서 카카오브레인이 자체 개발 중인 다양한 파라미터(매개 변수) 크기의 파운데이션 모델 중 일부 모델은 구축 완료된 상황"이라며 "동시에 글로벌에서 공개돼 있는 오픈소스 모델의 파인튜닝(미세 조정)을 병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올 초 SM엔터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경쟁사인 하이브를 견제하려 시세조종을 한 혐의를 받는다.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카카오 주요 경영진과 카카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법인 두 곳 등을 검찰에 송치했다. 이에 회사 측은 이달 초 창업자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을 중심으로 경영쇄신위원회를 신설하고, 준법·윤리경영을 감시할 외부 기구인 '준법과 신뢰 위원회'를 꾸려 경영 쇄신에 나섰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