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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간 45개국 누벼…여행자를 위한 옷 만드는 까닭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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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동안 45개국 240개 도시를 가본 여행자.’ 김주원 롯지 대표 앞에 붙는 수식어다. 그가 2017년 첫선을 보인 의류 브랜드 롯지는 여행자를 위한 옷을 지향한다. 휴대폰, 카드 등 귀중품을 넣고 잠글 수 있는 지퍼 주머니를 바지에 달거나 셔츠 앞주머니에 펜꽂이를 만드는 식이다. 제작 공정이 복잡하지만 여행에 꼭 필요한 기능은 넣겠다는 그의 의지가 반영됐다.

왜 그렇게 오랜 기간 여행을 다녔으며, 왜 여행자를 위한 옷 브랜드를 만들었는지 궁금했다. 그는 “파이어니어(개척자)라는 단어를 좋아한다”는 말로 갈음했다. 남들이 가지 않는 길, 새로운 분야를 시도해보는 걸 즐기는 성격이라는 설명이다. 그가 첫 해외여행으로 인도를 선택한 것도 당시엔 한국인이 잘 가지 않는 나라여서였다고.

김 대표는 의류 브랜드 론칭 전 독특한 여행 프로그램 상품 기획도 했다. 프리다이빙 강사 자격증을 딴 뒤 스카이다이빙, 스피어피싱(수중 작살낚시) 등을 잇달아 배웠고 이를 필리핀 여행과 접목한 상품을 기획했다. 그는 “내 특징과 장점을 살리고 싶었고 페이스북에 공지했는데 세 번 다 금방 예약이 꽉 찰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며 “이를 계기로 여행과 관련된 사업을 해봐야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자본금이 없었다. 그간 번 돈은 여행경비로 썼다. 그래서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와디즈에 입점해 선주문 방식으로 팔기로 했다. 반응은 뜨거웠다. 와디즈 1차 펀딩 2주 만에 5000만원어치의 예약주문을 받았고 재요청이 많아 2차 오픈을 했는데 또 5000만원어치 예약이 들어왔다. 첫 상품은 고고팬츠였다. 김 대표가 과테말라 여행 때 중고숍에서 산 1달러짜리 리넨 바지에서 착안해 좀 더 업그레이드한 바지를 디자인한 것이다. 그는 “아무것도 몰라서 동대문 원단시장을 돌아다녔고 종이로 옷 패턴을 뜬 뒤 그걸 들고 공장에 가서 샘플을 만들어달라고 조르는 등 정말 ‘맨땅에 헤딩’을 했다”고 회고했다.

여행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롯지는 서울 용산 아모레퍼시픽 본사 1층 팝업스토어(임시매장) 입점 요청을 받았다. 올해로 3년째 여름마다 1주일씩 운영했는데 아모레퍼시픽이 입점시킨 팝업스토어 브랜드 중 매번 매출 1위를 찍었다.

롯지가 특이한 건 1년에 신제품을 두 번, 많아야 세 번밖에 내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는 “한 종류의 옷을 10년 동안 팔리는 스테디셀러가 되도록 잘 만들자는 게 신념”이라며 “그래서 신제품 출시에 6개월가량 걸린다”고 말했다. 신제품이 나오면 김 대표가 큰 배낭에 옷을 사이즈별 색상별로 다 챙겨서 해외로 간다. 거기서 일반인들을 유심히 살피다가 롯지 옷에 잘 어울릴 만한 사람을 찾아 바로 모델로 채용한다. “제품 기획부터 옷의 장점을 잘 보여주는 모델을 찾는 일까지가 기획자의 책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렇게 착실히 쌓은 롯지의 연매출은 지난해 10억원 수준. 다음 목표를 묻자 그는 “회사다운 시스템을 갖추고 10년 안에 300억원대 브랜드로 키우는 것”이라고 답했다. 다음 계획을 묻자 “롯지 옷을 입고 아이슬란드를 자전거로 여행하는 등 차별화된 마케팅을 고민 중”이라고 했다. “롯지는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브랜드가 아니라 마니아층이 확고한 브랜드지만, 마니아층이 지금보다는 더 두터워지면 좋겠어요.”(웃음)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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