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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억 소아암 지원 '이건희 유산'…희망의 씨앗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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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급성림프구성백혈병'을 이겨낸 유리(가명·17)는 정기적으로 재발 예측 목적의 '미세잔존암 골수 검사'를 받아야 한다. 회당 비용이 100만원에 달하는 고가의 검사다. 가정 형편이 넉넉하지 않은 유리는 큰 부담을 느꼈다. 버팀목이 된 건 서울대병원 소아암·희귀질환사업단(이하 사업단)이다. 사업단의 지원을 받아 유리는 최근 7회 검사를 무상으로 받았다. 사업단은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이 기부한 유산 3000억원을 활용해 이 같은 지원 사업을 벌이고 있다.

서울대병원이 8일 서울 연건동 의생명연구원에서 '이건희 소아암·희귀질환 지원사업 심포지엄'을 열었다. 이 선대회장 3주기를 기리기 위해 열린 이번 행사는 사업 성과를 점검하고 향후 어린이 환자 지원 전략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최재형 국회의원, 최영무 삼성사회공헌업무총괄 사장, 김영태 서울대병원장 등이 참석했다.

사업단은 2021년 5월 이 선대회장의 기부금을 재원으로 설립됐다. 2030년까지 10년간 국내 소아암과 소아희귀질환으로 고통 받는 전국의 어린이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하는 치료 플랫폼 구축이 목표다. 문제 해결형 연구 프로젝트를 통해 공동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소아암·희귀질환 극복을 위한 토대를 만드는 것이다.

사업단은 현재 기부금을 소아암 1500억원, 소아희귀질환 600억원, 소아공동연구 등에 900억원에 배정했다. 현재까지 소아암 48건, 소아희귀질환 19건, 공동연구 109건 총 176건의 연구 과제를 선정했다. 소아를 진료하는 전국 160개의 의료기관과 1071명의 의료진이 참여했다.

전체 진단건수는 총 3984건이다. 이를 토대로 총 2336건의 치료가 진행됐다. 공동 데이터베이스 기반 치료 플랫폼을 통해 총 6193건의 코호트가 등록됐다.

최 사장은 "모든 어린이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성장하도록 보살피는 일은 우리의 사명이라는 것이 이 선대회장의 유지"라며 "앞으로도 소중한 어린 생명을 보호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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