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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충제에도 안 죽는 이 벌레, 빈대인가요?"…전국 공포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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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명확한 원인도 모른 채 전국 각지에서 빈대가 출몰하면서 '빈대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8일 정부 합동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6일까지 전국 17개 시도 등에 접수된 빈대 의심 신고 건수는 30여건이다.

주로 야간에 따뜻한 곳을 찾아다니는 빈대는 사람의 피를 빨아먹는 해충이다. 전염병을 옮기지는 않지만, 물리면 심한 가려움증, 피부 감염증 등을 유발할 수 있다.

국내에선 1960년대 새마을 운동과 1970년대 디클로로디페닐트리클로로에탄(DDT) 살충제 도입 등으로 빈대 개체 수가 급격히 감소한 바 있다. 실제 2014년부터 약 10년간 질병관리청에 접수된 빈대 관련 신고는 9건에 불과했다.

그러다 빈대 공포가 확산한 것은 지난달부터다. 지난달 13일 인천 서구 모 찜질방 매트 아래쪽에서 살아있는 빈대 성충과 유충이 발견돼 이 찜질방 운영이 잠정 중단됐다. 같은 달 19일 대구의 한 사립대학교 기숙사에서도 학생이 빈대에 물렸다는 신고가 접수돼 대학 측이 긴급 소독에 나섰다.

서울 중구 남대문 쪽방촌 일대의 한 고시원, 경기도 부천 소재 고시원 등 숙박시설과 공공시설을 중심으로 빈대 출현 신고가 잇따르고 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자신의 트렌치 코트에서 빈대를 발견했다는 한 이용자의 글이 올라왔다. 이 이용자가 자신이 기차, 지하철 등을 타고 이동했다고 밝히면서 빈대가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옮겨붙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시민들 사이에서 확산하고 있다.

직장인들이 사용하는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자신이 발견한 벌레가 빈대인지를 묻는 글이 쇄도하고 있다. 한 사용자는 "20층 이상 고층 아파트인데 아침에 환기하려고 창문을 열었더니 방충망 안에 이 벌레가 붙어있었다"며 "벌레 무서움이 넘치는 사람인데 요즘 빈대가 너무 무섭다. 살충제를 뿌려도 꿈쩍도 안 한다. 휴지로 싸서 버리긴 했는데 계속 움직인다. 이 녀석은 무엇이냐"고 물었다. 이에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사진 속 벌레의 정체가 실제 빈대인지 여부를 두고 갑론을박이 일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유명 온라인 커머스 물류센터에서 빈대가 나왔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다만 업체 측은 "사실 무근"이라고 반박했다.

빈대 공포 확산에 전국 지자체는 해충 퇴치에 총력을 기울이는 분위기다. 특히 대구시는 이 지역 대학 기숙사에서 빈대가 출현하면서 지역 9개 구·군 보건소 등과 대책 회의를 갖고 합동대책반을 구성해 운영하기로 했다.

인천시도 종합대책본부를 구성했으며 빈대 출현 가능성이 높은 숙박시설과 목욕탕 등 757개 업소에 대해 합동점검을 마칠 계획이다.

빈대가 발생하지 않은 지자체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부는 지난 3일 10개 관계부처가 참여하는 빈대 합동 대책본부를 꾸리고 지자체에서 접수된 빈대 의심 신고 건수, 대처 상황 등을 취합해 현장 대응에 활용할 방침이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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