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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은행(Fed)의 2회 연속 기준금리 동결 이후 반등한 미국 증시가 연말 하락세로 반전할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기업의 수익성이 악화하고 성장 기회가 줄어들고 있어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최고투자책임자(CIO)는 6일(현지시간) 투자 서한을 통해 미국 대표 지수인 S&P500이 하락 반전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S&P500은 0.18% 상승한 4365.98을 기록했다. 월가의 대표적 비관론자로 꼽히는 윌슨 CIO는 올 연말 S&P500지수 전망치로 3900대를 제시했다. 그는 “기업 수익 전망이 어둡고 거시경제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반등 모멘텀도 없어 지속해서 상승세가 유지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미국 증시는 지난 1일 Fed의 금리 동결 이후 상승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경기 둔화 조짐이 나타났음에도, 이 때문에 Fed가 통화 긴축을 중단할 것이란 기대가 증시에 더 크게 반영된 덕분이다.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기준금리 동결 직후 0.2%포인트가량 하락했다. 장기채 금리가 내려가자 증시가 상승세를 탔다. S&P500지수는 지난달 31일부터 이날까지 4.67% 상승했다.
윌슨 CIO는 이런 반등이 장기간 지속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경기가 둔화하면서 기업 실적이 악화할 것이란 설명이다. 장기채 금리도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기업의 자금 조달 비용 상승은 실적 악화 요인 중 하나다. 윌슨 CIO는 “미 국채 금리가 하락한 것은 경제 지표가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도 증시 약세를 예상했다. 진 보이빈 블랙록인베스트먼트인스티튜트 대표는 “연말 증시 랠리는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고금리 장기화가 주식 가격에 완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Fed의 통화 긴축으로 금리가 고공 행진했지만 올 상반기 주가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았고, 효과가 올 하반기부터 서서히 나타날 것이란 관측이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