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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한화…기재부에 '러브콜' 보내는 대기업 [관가 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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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들이 경제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고 있는 기획재정부 관료들을 잇따라 영입하고 있다. ‘전략통’으로 불리는 기재부 관료들의 폭넓은 네트워크 등을 활용하기 위한 기업과 고질적 인사적체에 외부로 눈을 돌리는 관료들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경제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기재부 국장급 간부를 영입하기 위한 물밑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정책조정국과 세제실 근무 경험이 있는 일부 국장들을 대상으로 비밀리에 접촉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룹 최고위 관계자도 “기재부 간부를 영입하려고 시도한 것은 맞다”고 밝혔다. 다만 아직까지 영입 대상자를 확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가 기재부 간부 영입에 나선 건 매우 이례적이다. 한화는 지금까지 국방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및 금융위원회 간부들을 잇따라 영입했다. 그룹의 주축인 방산과 에너지, 금융 부문에 전직 간부들을 대거 영입한 것이다.

이번 영입 시도는 그룹 최고위층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관계자는 “신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정부와의 원만한 관계 유지를 위해 정책 컨트롤타워 경험이 많은 고참 국장급 간부를 영입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재계는 기업들의 기재부 간부에 대한 ‘러브콜’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엔 기재부 출신으로 대통령실 선임행정관으로 근무하던 L부이사관이 삼성전자 상무로 이직했다. 기재부 출신 간부가 삼성전자로 이직하는 건 2016년 김이태 부이사관(현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 담당 부사장) 이후 7년 만이었다.

두산은 재계에서 기재부 출신이 사업 전면에 포진된 대표적인 그룹이다. 두산그룹은 2006년 이종갑 재정경제부(현 기재부) 국장을 시작으로 기재부 출신 인사들을 대거 영입하고 있다.

경제계 관계자는 “기재부 고위 관료 출신들은 정부와의 네트워크뿐 아니라 신사업 등 각종 전략을 수립하는 데도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과거처럼 외풍(外風)을 막기 위한 게 아니라 기획과 마케팅 등 전략을 진두지휘할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기재부의 고질적인 인사 적체 역시 간부들의 이탈을 가속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재부에서 ‘공무원의 꽃’으로 불리는 1급 자리는 차관보, 기획조정실장, 재정관리관, 세제실장, 예산실장, 국제경제관리관, 대변인 등 7개다. 1급 승진은 ‘바늘구멍 뚫기’보다 어렵다는 얘기가 나온다.

보직 국장을 맡는 것도 힘들다. 국제기구 고용휴직을 다녀왔다가 보직이 없어서 대기하는 경우도 수두룩하다. 이런 상황에서 억대 연봉을 앞세운 민간 기업들의 영입 제안을 뿌리치기 어렵다는 토로가 나온다. 이 때문에 일찌감치 1급 승진의 꿈을 포기하고 외부로 이직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기재부 국장급 간부는 “과거엔 국장급 간부가 기업 등으로 이직하면 안타깝다는 시선이 많았지만 최근엔 현명한 선택이라고 부러워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털어놨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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