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다른 이름은 ‘영혼의 언어’다. 화가는 영혼을 형상으로 그려내는 사람이고, 연주자는 소리로 보여준다.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랑랑(42·사진)도 똑같은 얘기를 했다. “내 안에 있는 영혼을 반짝이는 에너지와 다채로운 음색으로 청중에게 들려드리겠다”면서.
7일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함께 내한하는 랑랑은 한국경제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한국 클래식 팬들이 얼마나 열정적인지 알기 때문에 기대도 되고 걱정도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랑랑은 지금 시대에 ‘이름값’과 ‘몸값’이 가장 높은 피아니스트로 꼽힌다. 그는 한국계 독일인 피아니스트 지나 앨리스와 결혼(2019년)해 가정을 꾸리더니, 평생의 숙원이라던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 음반도 이때(2020년) 발매했다.
평단에서는 이 음반을 두고 “랑랑의 음악이 훨씬 성숙해지고 해석도 깊어졌다”고 호평했다.
‘젊은 스타 연주자’에서 ‘노련한 중년 음악가’로 변신했지만, 랑랑의 인기는 식지 않았다. 오히려 원숙함을 지렛대 삼아 활동 범위를 넓혔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개막식, 2009년 노벨평화상 수상식에서 연주하고, 영화음악과 게임음악에 참여하며 현실에서의 영향을 높였다. 2008년부터는 랑랑음악재단을 설립해 후배 음악가들을 지원하고 있다.
랑랑은 7일 연주에서 생상스의 피아노 협주곡 제2번을 들려준다. 한국 공연장에서는 다소 생소한 작품이다. 그는 “바로크와 낭만주의 시대의 향기를 동시에 지닌 매력적인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생상스 피아노 협주곡 2번은 바흐의 오르간 작품이 떠오르면서도 리스트나 라흐마니노프처럼 웅장해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세 작곡가의 특징이 모두 묻어 있죠.”
그는 빈 필하모닉과 이전에도 수차례 합을 맞췄다. 그는 빈필을 “가장 가까운 음악적 파트너”라고 했다. “빈필은 가장 특별하고 부드러운 사운드를 지닌 악단이에요. 듣자마자 아실 겁니다. 한국에서 빈필과 연주하는 건 처음인데, 한국 팬들의 열정을 알기에 반응이 더욱 기대됩니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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