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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킨지, 보스턴컨설팅그룹(BGC) 등 미국의 최상위 컨설팅펌들이 내년 대졸 신입사원 초봉을 동결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업계 성장세가 급격히 둔화하면서 수익을 보존하기 위해 짜낸 고육지책이란 평가다.
이들 회사는 원칙적으로 정확한 연봉 수준을 공개하지 않는다. 컨설팅펌 취업 희망자들을 대상으로 구직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인 매니지먼트컨설티드에 따르면 맥킨지와 BCG는 경영대학원(MBA)을 졸업한 신입사원에게 19만2000달러(약 2억5000만원)의 연봉을 지급하고 있다. 학부 졸업생의 경우 초봉이 14만달러(약 1억8000만원)로 책정돼 있다. 사이닝보너스(계약 체결 시의 선지급금)와 성과급을 포함하면 각각 26억7000달러 이상, 14만달러 이상까지 늘어나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8월 이들 회사는 MBA 졸업생 대상 연봉을 17만5000달러에서 현재 수준으로 대폭 끌어올렸다. 인상 폭은 1999~2000년 닷컴버블 이후 20여 년 만에 가장 컸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점차 사그라들자 전 세계 기업들이 위기 대응을 모토로 한 대대적인 사업 재편에 나서면서 디지털 전환 및 인수?합병(M&A) 관련 자문 수요가 급증한 데 따른 결과였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후 완전히 대조적인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인플레이션에 따른 전방위적인 비용 상승 압박과 더불어 일부 사업부의 일감이 마르고 있기 때문이다. 어떤 기업들은 채용 일정 자체를 내년으로 미루기도 한다. 컨설팅 업계 전문 애널리스트인 피오나 체르니아우스카 소스글로벌리서치 대표는 “파티가 끝난 뒤 숙취 같은 것”이라며 “업체들은 채용을 줄이고 급여 상승을 억제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보전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체르니아우스카 대표는 “시장은 지난 18~24개월 동안 상당히 느슨해져 왔고, 회복기 진입을 앞두고 다시 한번 느슨해질 거란 우려가 있다”며 “기업들은 적정 수준의 고수익을 보장해 직원들을 붙들어 두고 싶어 하며, 이를 위한 한 가지 방법이 급여 인플레이션에 제동을 거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FT는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이 유지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내년부터 컨설팅 업계 일자리의 실질 가치(물가 상승률 제외)는 급격히 낮아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맥킨지 채용 과정에 정통한 소식통은 “초봉 동결은 전례가 없는 일은 아니다”라며 “지난 20년 중 10년 동안 맥킨지는 그렇게 해 왔다”고 전했다. BCG 측 인사는 “우리는 도약해야 할 때 크게 하는 경향이 있고, 그 이후 잠시 안정 상태를 유지한다”며 “지금은 안정기에 가깝다”고 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