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코스닥지수 수익률이 주요 20개국(G20) 주가지수 중 최하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 등으로 2차전지 관련주가 급락하는 등 각종 악재가 반영되면서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지수는 한 달간 12.48% 하락했다. G20 국가의 24개 주가지수 중에서 최대 낙폭이다. 튀르키예의 BIST100지수는 8.52% 하락하며 23위였다. 코스피지수는 7.59% 하락하며 22위를 기록했다.
주요국 증시에서 러시아 RTS지수(8.07%)는 한 달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그 뒤를 3.97% 오른 아르헨티나 메르발(MERVAL)지수, 0.97% 하락한 이탈리아 FTSEMIB지수가 차지했다. 이어 브라질 보베스파(BOVESPA)지수(-1.03%), 중국 선전종합지수(-1.44%), 미국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1.48%) 순이었다.
달러 환산 기준으로 봐도 국내 증시의 낙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KB증권이 코스피·코스닥지수의 10월 낙폭을 달러 환산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코스피지수는 4.4%, 코스닥지수는 7.95% 떨어졌다. 같은 기간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0.67%,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2.72%, 유로스톡스50지수는 0.35% 하락했다. G20에 포함되지 않지만 이스라엘의 TA125지수도 지난달 하마스와의 전쟁 와중에도 달러 환산 시 10월 한 달 7.8% 떨어진 데 그쳤다. 코스닥지수보다 오히려 선방했다.
2차전지주 약세가 이어지면서 코스닥지수가 급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1, 2위를 차지하는 2차전지주인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는 지난달 각각 16.5%, 24.7% 하락했다.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 등을 반영해 2차전지 업체들이 내년 전망을 잇달아 보수적으로 수정한 게 영향을 미쳤다.
미국 국채 금리가 급등하고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외국인에게 불리한 투자 환경이 조성된 것도 국내 증시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지난달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9441억원, 코스닥시장에서 4447억원을 순매도했다.
증권가에서는 미국 채권 금리가 안정세를 찾는다면 국내 증시도 향후 반등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채권 금리가 안정을 찾고 있고 한국 수출이 반전하고 있어 이달 유가증권시장은 반등 시도를 이어갈 것”이라며 “11월 코스피 상단은 2500으로 예상하며, 연말에는 2600선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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