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난아기와 함께 비행기에 탔다가 '눈치가 보여 혼났다'는 엄마의 사연이 알려졌다.
최근 3박 4일 일정으로 일본 후쿠오카에 여행을 다녀왔다는 갓난아기 엄마 A씨는 5일 "귀국편 비행기에 갓난아기 두 명 정도가 탔다"며 "한 커플이 앞쪽에 앉은 아기를 보며 한숨을 쉬더니 우리 자리를 뒤돌아보면서도 한숨을 쉬었다"고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알렸다.
그는 아기들이 비행기에서 옹알이하거나 울지도 않고 조용히 있었는데도, 해당 커플이 불편한 듯 투덜댔다고 전했다
A씨는 "일부러 (아기에게) '앞자리 이모가 불편해하실 수도 있으니까 얌전하게 과자 먹고 잠드는 거야'라고 큰 소리로 말했다"고도 했다. 아기를 나 몰라라 하는 부모처럼 비치지 않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했다는 취지다.
본격적인 문제는 비행기 착륙을 앞두고 한 아기가 잠에서 깨 30초 정도 울면서 발생했다.
A씨는 "그 커플이 아기가 우는 것을 보고 구시렁거리더라"면서 "진짜 어디까지 노력해야 하냐고 묻고 싶었다. 아기들이 크게 울고 난리 치지도 않았는데 눈치 주는 사람은 처음이어서 너무 당황하고 불쾌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실수를 저지르지도 않았는데, 너무 눈치 줄 필요까진 없을 것 같다"며 "아기가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 죄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A씨의 사연은 갑론을박을 일으켰다. A씨의 의견에 공감한다는 네티즌들은 "아기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 안타깝다", "사회는 혼자 살 수 없는 곳이니 서로 배려하고 이해해야 한다", "비행기도 일종의 대중교통"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엄마 좋자고 갓난아기 데리고 여행 가느라 탄 것 아닌가. 아기 때문에 비행기 안 수백명이 고통받고 있는데, '아이니까 이해해달라'는 건 너무 이기적인 바람 아닌가", "장거리 비행에서 계속 우는 아기 때문에 힘든 적이 있다", "단순 여행이면 부모가 아이를 생각해서라도 아이가 좀 클 때까지 자제해야 한다" 등의 반론도 많았다.
한편, 지난해 8월 김포공항에서 제주로 향하던 항공기에서 '아기 울음소리가 시끄럽다'며 마스크를 벗고 난동을 부린 40대 남성이 항공보안법 위반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이 남성은 갓난아기의 부모를 찾아가 "누가 애 낳으래", "자신 없으면 애 낳지 마" 등의 폭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