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을 앞두고 신공항 사업이 지역별로 우후죽순처럼 늘어나고 있다. 국내 15개 공항 가운데 10개가 만성적인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전국에서 추진하는 신공항 건설 사업만 10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가 내년 예산안에 반영한 신공항 사업은 총 8개로 올해(5개)보다 3개(대구경북신공항, 서산공항, 백령도공항) 늘었다. 지방자치단체 단계에서 추진 중인 경기국제공항, 포천공항 등을 포함하면 10개의 신공항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신공항 건설의 명분은 제각각이다. 부산 김해공항에 이은 두 번째 부산권 공항인 가덕도신공항은 정부가 유치전에 나선 2030년 부산세계박람회 대비를, 대구경북신공항은 지역경제 발전을 명분으로 내걸었다. 각각 총사업비 10조원이 넘는 초대형 사업이다.
전라북도는 새만금 부지 개발의 일환으로 새만금국제공항을, 충청남도는 공항이 없는 유일한 지자체라는 점을 들어 서산공항을 건설하겠다고 나섰다. 제주도는 관광 수요 대응을 위해 서귀포에 제주 제2공항 건설을 추진 중이다. 여기에 주민의 교통권 증진을 이유로 울릉도, 백령도, 흑산도 등 도서지역에서도 소형 공항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내년 가덕도신공항이 착공하면서 올해 1366억원이던 신공항 건설 예산은 내년 약 다섯 배인 6718억원으로 늘었다. 문제는 지금 있는 공항도 상당수가 탑승객이 적어 만성 적자에 시달린다는 점이다. 한국공항공사 등에 따르면 국내 15개 공항 중 무안, 양양, 군산 등 10개 공항은 매년 적자(영업손실)를 내고 있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간 이들 공항이 기록한 누적 적자만 약 6400억원에 달한다. 기존 공항 가운데 흑자 구조를 갖춘 공항은 인천·김포·제주·김해·대구 등 다섯 곳에 불과하다.
황정환/허세민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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