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걸음질하는 애플 매출
애플은 이날 올해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약 1% 감소한 895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작년 4분기부터 4개 분기 연속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역성장했다. 금융정보업체 LSEG(옛 레피니티브)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892억8000만달러)를 넘어선 게 위안이다. 서비스 매출이 전망치를 10억달러가량 웃돈 효과를 봤다.이익 지표는 양호했다. 영업이익은 269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기(248억9000만달러) 대비 8% 증가했다. 순이익도 229억6000만달러로 전년 동기(207억2000만달러) 대비 11% 늘었다. 주당 순이익 역시 1.46달러로 애널리스트 예상치(주당 1.39달러)를 넘어섰다.
애플 매출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아이폰은 3분기 매출이 438억1000만달러로 시장 전망치(438억1000만달러)에 부합했다. 애플 워치와 에어팟을 포함한 웨어러블 부문 매출은 3% 감소한 93억2000만달러로 예상치(94억3000만달러)에 못 미쳤다. 애플은 최근 여러 분기에 걸쳐 맥과 아이패드 판매 부진을 겪고 있는데 3분기에도 이런 추세가 이어졌다. 반면 서비스 부문 매출은 매 분기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올해 3분기에도 시장 전망치인 213억5000만달러보다 16% 많은 223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4분기 관건은 중국 점유율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침체 속에서 3분기 실적은 성공적으로 방어했지만 4분기 실적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아이폰 금지령’이 내려진 중국 시장이 문제다. 여기에 화웨이가 내놓은 스마트폰이 현지에서 흥행몰이하면서 애플의 점유율을 빼앗고 있다. 3분기 실적에는 애플의 신제품인 아이폰15 판매 성과가 대부분 포함되지 않았다.로이터통신은 이날 “애플은 올해 하반기 스마트폰 시장에서 더욱 치열한 경쟁에 직면해 있다”고 보도했다. 이 통신사는 애플의 3분기 중국 내 매출이 150억8000만달러로 전년 동기(154억7000만달러)보다 감소한 점을 지적하며 세계 두 번째로 큰 시장인 중국에서 얼마만큼 점유율을 지킬 수 있느냐가 4분기 실적을 결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년 이후 전망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전문가들은 스마트폰 시장이 바닥을 찍고 내년에 회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개인용 컴퓨터 시장도 내년에는 더 나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며칠 전 애플은 이전보다 성능을 강화한 새로운 맥 컴퓨터를 출시했다.
애플이 생성형 인공지능(AI) 시장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지 여부도 시장의 관심사다. 이 분야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이 주도하고 있으며, 애플은 이와 관련한 기술 및 서비스 개발을 진행 중이다. 다른 빅테크들보다 한발 늦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리콘밸리=최진석 특파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