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들어 ‘수출 외발’로 버텨온 국내 완성차 업계 ‘빅 3’가 지난달 모처럼 국내 시장에서도 판매 호조를 보였다. 쏘렌토, 싼타페 등 국내 대표 인기 모델의 신차 출시 효과가 빛을 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5사는 지난달 국내외에서 모두 69만4130대를 판매했다. 작년 10월(64만3536대) 7.9% 늘어난 규모다.
내수 판매는 11만7012대로 같은 기간 2.3% 줄었지만, 지난 9월(-6.2%)보단 감소폭이 줄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 한국GM의 내수 판매가 반등한 덕분이다. 해외 판매는 57만7118대로 10.2% 늘었다.
현대차의 지난달 전체 판매량은 37만7986대로 집계됐다. 내수 시장에선 1년 전보다 5.9% 늘어난 6만4328대를 팔았다. 소비 심리가 위축된 와중에도 지난 8월 출시된 신형 싼타페가 10월 한 달 새 8331대 판매되며 흥행에 성공했다. 싼타페가 월 8000대 이상 팔린 것은 지난 2019년 6월(8192대) 이후 처음이다. 해외에서도 전년 동기 대비 10.4% 증가한 31만3658대를 판매하며 글로벌 시장 존재감을 키웠다.
‘쏘렌토 효과’로 지난 9월 유일하게 내수 판매를 늘렸던 기아는 10월에도 호실적을 이어갔다. 국내 시장에선 전년 동기 대비 0.4% 늘어난 4만2960대, 해외 시장에선 9.2% 늘어난 21만4139대를 팔았다.
출시 한 달 만에 국내에서 1만 대 넘게 팔리며 돌풍을 일으켰던 신형 쏘렌토는 지난달에도 8777대 판매돼 실적 호조를 견인했다. 해외 시장에선 스포티지가 4만403대 팔려 ‘베스트 셀러’에 올랐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향후에도 K5 상품성 개선 모델, 카니발 상품성 개선 모델, 제네시스 GV80 부분변경 모델, GV80 쿠페 출시 등으로 판매 모멘텀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GM은 지난달 4만6269대를 팔았다. 1년 전보다 72.6%나 늘어난 규모다. 해외 판매량은 4만1800대로 83.8% 급증했고 내수 판매도 4469대로 9.9% 늘었다.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트레일블레이저의 수출 호조가 계속되면서 19개월 연속 판매 성장을 달성했다.
KG모빌리티와 르노코리아자동차는 판매 부진을 면치 못했다. KG모빌리티는 지난달 내수 3804대, 수출 2617대 등 모두 6421대를 팔아 1년 전보다 판매량이 51.3% 쪼그라들었다. 회사 관계자는 “평택공장 공사에 따른 생산 중단과 소비 심리 위축 등에 따른 것”이라며 “국내외 시장에서 다양한 신제품을 출시하고 신흥 시장 개척을 확대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르노코리아의 지난달 판매량은 5745대로 1년 전보다 70.2% 감소했다. 신차 부재로 내수(1451대)와 수출(4294대) 모두 70% 안팎 크게 줄었다. 르노코리아 관계자는 “코리아 세일 페스타를 맞아 11월 한 달 동안 0.9% 초저리 할부 조건 등 연말 수준의 고객 혜택을 선보이고 내수 시장 반등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