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727.63

  • 15.49
  • 0.57%
코스닥

864.16

  • 5.99
  • 0.69%
1/4

[단독]에쓰오일, 송원산업 인수 뛰어들었다

페이스북 노출 0

핀(구독)!


뉴스 듣기-

지금 보시는 뉴스를 읽어드립니다.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단독]에쓰오일, 송원산업 인수 뛰어들었다

주요 기사

글자 크기 설정

번역-

G언어 선택

  • 한국어
  • 영어
  • 일본어
  • 중국어(간체)
  • 중국어(번체)
  • 베트남어
이 기사는 11월 01일 15:06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에쓰오일(S-OIL)이 국내 특수화학소재 기업인 송원산업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세계 2위권 산화방지제 제조사인 송원산업의 글로벌 판매망과 경쟁력을 단번에 확보해 본업인 정유 및 석유화학 업황 부진을 보완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에쓰오일은 최근 송원산업 인수를 위한 적격인수후보(쇼트리스트)로 선정돼 본실사 준비에 돌입했다. 거래 대상은 박종호 회장의 개인회사인 송원물산과 특수관계인 등이 보유한 지분 36%다. 매각 측은 지분 36%의 가격으로 3000억원 중후반을 요구하고 있다. 송원산업의 시가총액이 이날 기준 4200억원 수준인 점을 반영할 때 100% 이상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희망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인수 후보들은 오는 12월 초까지 실사를 마친 후 본입찰에 돌입할 예정이다. 에쓰오일 외에도 산화 방지제분야 세계 3위 기업인 미국의 SI그룹와 국내 사모펀드(PEF)인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 산업기계 제조사 심팩과 국내 기업 한 곳이 적격인수후보로 선정돼 5파전이 유력하다.

1965년 설립된 송원산업은 석유화학 제품인 산화방지제를 주력으로 생산한다. 산화방지제는 플라스틱이 열, 냉기, 빛 같은 외부 환경에 노출돼 형태나 색이 변형되는 산화를 막아주는 첨가제로 플라스틱 안정제로도 불린다. 자동차 부품, 전기·전자 부품, 반도체 회로, 건물 내외장재 등의 내구성을 높이는 데 쓰인다. 업계에선 산화방지제 전체 시장 규모가 올해 93억달러에서 2030년 174억달러까지 매년 9.4%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송원산업은 이 시장에서 1위인 독일 바스프에 이어 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로 일본과 미국의 경쟁업체가 파산하자 인력들을 대거 흡수해 점유율을 키웠다. 지난해 연간 매출은 1조3295억원 순이익은 1319억원 수준이다.

업계에선 에쓰오일이 국내 M&A 시장에 모습을 드러난 데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에쓰오일은 과거 2011년 약 3000억원을 투입해 태양광 폴리실리콘 제조사인 한국실리콘 지분 약 33%를 인수했고 2017년 1000억원 규모의 울산 내 물류업체 동북화학을 사들인 이후 국내 M&A에 소극적이었다.

에쓰오일은 송원산업이 글로벌 판매망과 경쟁력을 갖춘 기업인 점을 눈여겨보고 인수전에 참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송원산업의 매출 비중은 한국(19.27%)뿐 아니라 중국 및 아시아(27.05%)과 유럽(23.83%), 북남미(22.33%) 등에 고르게 분포돼 있다. 고객사도 LG화학 및 한화토탈, 롯데케미칼 등 국내 기업뿐 아니라 엑슨모빌과 셰브론필립스, 바스프, 스미모토 등 글로벌 기업으로 다각화돼 있다. 인수 주체인 에쓰오일 뿐 아니라 대주주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 차원에서도 시너지를 검토한 것으로 전해진다.

본업인 정유 및 석유화학의 하락 사이클에 대비해 특수화학소재 분야로 다각화하려는 행보로도 풀이된다. 에쓰오일 외 곳간이 두둑한 정유화학사들의 이종산업 M&A도 최근들어 관측되고 있다. 경쟁사인 SK이노베이션은 지난 10월 100% 자회사인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이 국내 최대 폐자원 기반 원료 회사인 대경오앤티를 인수하기도 했다.

다만 적정 가격을 둘러싼 팽팽한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송원산업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은 7842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24%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70% 줄어든 549억원이다. 코로나19 시기 공급망 문제로 인한 품귀현상에 치솟았던 가격이 최근 점차 정상화되고 가장 큰 플라스틱 수요처인 중국 경기가 침체하면서 실적이 꺾였다. 세계 1위 업체인 바스프의 주도로 큰 폭의 가격인하(덤핑) 공세가 시작된 점도 악재로 꼽힌다. 일부 후보들은 이를 고려해 2000억원 대 가격을 예비입찰에서 적어냈지만 예비입찰 단계에서 탈락한 것으로 전해진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


실시간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