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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가스 가격의 높은 변동성으로 인한 위험 부담을 분산(헤징)하기 위해 암호화폐 채굴에 투자하는 기업이 주목받고 있다.
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텍사스주 포트워스에 위치한 석유·천연가스 채굴 기업인 360마이닝은 지난해 2월부터 이곳에서 캐낸 천연가스를 전력원으로 이용해 비트코인 채굴 시설을 가동하고 있다."천연가스 1000입방피트(28.3㎥)를 1.5달러 이하에 판매하는 대신 이를 이용해 비트코인을 채굴하면 10달러 이상을 벌 수 있다"는 게 크리스 알파노 360마이닝 CEO의 설명이다.
360마이닝은 2021년 10월께 이 시설을 만들기 시작했다. 비트코인이 개당 약 6만달러에 거래되던 시기다. 컴퓨터 수백대와 최첨단 액체 냉각 시스템을 구입하고 발전기 7대를 임대하기 위해 600만달러를 투자 받았다.
360마이닝이 막대한 자본을 들여 투자에 나선 것은 천연가스 가격의 변동성 때문이다. 지난 5년 간 천연가스 가격 최저점과 최고점 차이는 7배가 넘는다. 2020년 6월 1MMbtu당 1.32달러에 거래되던 미국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인 2022년 8월 9.52달러까지 치솟았다.
물론 비트코인 가격도 같은 기간 3000달러에서 6만달러 사이를 오가는 등 변동성이 높다. 그러나 암호화폐 채굴 비용의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전기 단가를 낮출 수 있기에 암호화폐 가격 하락을 충분히 방어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암호화폐 가격이 떨어질 경우 천연가스를 판매해 헤징할 수도 있다.
보수적인 에너지 업계는 의구심과 호기심을 동시에 갖고 이 새로운 사업 모델을 바라보고 있다. 석유·가스 개발업자인 샌디 포팔(82)은 최근 360마이닝의 암호화폐 채굴 시설을 둘러본 뒤 자신이 소유한 일부 유정을 암호화폐 채굴기와 연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는 "비트코인이 진짜인지 모르겠다"라면서도 "비트코인은 분명 오르기도 내리기도 하지만, 결론적으로 비트코인 (가격)은 버티고 있다"고 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